고공 행진 서울 아파트값, 하반기엔 '먹구름'

입력 2018-07-04 16:51   수정 2018-07-0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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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서울 아파트값이 8.68% 상승해 전국 평균 3.86%를 크게 웃돌았다. 서울을 제외하면 경기(2.41%), 대구(2.21%), 세종(1.01%)이 1% 미만 상승했고, 경남(-1.31%), 경북(-0.88%), 부산(-0.73%)은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해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 조정지역이 서울을 중심으로 지정됐고, 고분양가와 재건축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도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한 이유는 무엇일까?

올해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구는 성동구(12.68%), 강동구(12.29%), 마포구(12.22%), 동작구(11.84%), 송파구(10.38%) 순이다. 입지적으로 한강변에 자리해 강남, 강북 간 교통여건이 우수하고 재건축과 재개발 등 신규 대단지 아파트의 공급이 많은 지역이다. 성동구는 2014~2016년 입주를 마친 왕십리뉴타운이 성동구 아파트값을 끌어올렸고 강동구는 고덕주공 새 아파트가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도 이어졌다. 재건축은 상반기 9.99% 상승해 일반 아파트 8.41%보다 1.58%포인트 더 올랐다. 올해부터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활과 안전진단 기준 강화, 조합원지위양도금지, 고분양가 규제 등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개포주공1, 4단지가 일제히 올랐고 서초동 신동아1단지, 잠원동 우성, 송파구 신천동 미성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개포주공1, 4단지는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이주 중이고, 신동아 1단지와 잠원동 우성 역시 관리처분계획을 받아 막바지 단계다.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단지들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를 피할 수 있어 오히려 아파트값이 상승했다.

여기에 서울은 아파트 공급이 제한적이라는 희소성 때문에 아파트 시장이 쉽사리 꺾이지 않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2010년 이후 서울 아파트 공급물량은 연간 2만8000가구 수준에 그쳤고, 공급이 증가하는 올해도 3만5000가구, 내년 4만 가구 정도로 공급물량이 제한적이다. 서울의 높은 선호도를 고려할 때 공급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한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값의 나홀로 고공행진도 올 하반기부터는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다주택자 양도세중과가 시행된 4월 이후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고, 올해 1월 한 달간 2.37% 상승했던 아파트값은 6월 0.26%로 간신히 하락을 면하고 있다. 또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하면서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 한국은행의 신규 대출은 3%대로 올라섰고 시중 주택담보대출금리는 4%대까지 올라섰다. 금리뿐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규제도 까다로워 자금조달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보유세 부담도 커진다. 아파트값이 정체 또는 하락하면 매년 부담해야 하는 보유세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여기에 전세가격은 이미 상반기에 -0.6%로 하락해 집주인들이 세금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하반기에는 입주물량이 많은 지역, 재건축 초기 단계로 사업추진이 어려운 재건축 단지, 올 상반기 단기상승률이 높았던 단지들의 가격 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서울 아파트에 대한 장점과 선호가 있기 때문에 단기 급락할 수는 없지만, 정책적 효과가 커질수록 하락하는 지역과 단지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혜현 < 알투코리아 투자자문 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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