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농구통일대회 개막…역전·재역전 반복에 1만2천 북한 관중 탄성

입력 2018-07-04 18:44  

선수 소개될 때마다 풍선으로 박수치며 응원



15년 만에 재개된 남북 통일농구대회를 보기 위해 북한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을 찾은 1만 2000여명의 북한 관중들이 열띤 응원을 펼쳤다.

류경정주영체육관 안으로 남북 농구선수들이 두 명씩 손을 잡고 들어올 때마다 북한 관중들은 막대풍선을 부딪치며 힘찬 함성으로 선수들을 맞이했다.

장내에는 남측에서 온 선수들을 환영하듯 노래'반갑습니다'가 울려 퍼졌고 대형 전광판엔 '북남 통일농구경기 참가자들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펼쳐졌다.

첫날인 4일에는 남북 선수 6명이 한팀을 이뤄 '평화팀'과 '번영팀' 맞대결이 열렸다.

흰색 유니폼을 입은 평화팀 선수들과 초록색 유니폼을 입은 번영팀 선수들이 하나하나 소개될 때 관중은 빨강, 노랑, 파랑, 막대풍선으로 박수를 치며 열렬하게 응원했다.

이날 경기는 국제농구연맹(FIBA)의 규칙에 맞게 진행됐다. 심판도 국제 룰에 따라 3심제였다.

눈에 띈 것은 국내 프로농구 베테랑 장내 아나운서로 잘 알려진 박종민 씨가 장내 진행을 맡았다는 것. 박종민 씨는 북한 관중의 이해를 돕기 위해 농구 용어를 '판공잡기'(리바운드), '걷기 위반'(트레블링 바이얼레이션)' '측선'(사이드라인) 등 북한 용어를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첫 경기는 여자부 혼합 경기였다.

이문규 남한 대표팀 감독과 정성심 북한 코치가 이끈 번영팀에선 지난 시즌 여자농구 MVP인 박혜진과 지난해 아시안컵 득점왕인 북한의 로숙영 등이 선발로 나섰다.

장명진 북한 감독과 하숙례 남한 코치가 지휘한 평화팀에선 남한 임영희 북한 리정옥 등이 스타팅 멤버였다.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로숙영의 2점 슛이 터졌고 관중은 박수로 환호했다.

숨죽여 경기를 보던 관중은 어느 편이든 득점하면 함성을 지르고 슛이 안 들어가거나 속공에 실패하면 안타까운 탄성을 질렀다. 선수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서로 대화를 나누는 등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역전과 재역전이 반복되는 접전이 펼쳐진 이날 경기의 승자는 번영팀이었다. 103-102로 1점을 앞섰다.

여자 혼합경기가 끝난 뒤에는 남자 혼합경기가 이어진다. 남북 남자 선수들도 첫 경기가 진행되기 전 여자 선수들과 함께 입장했으며 연습에도 참여했다. 경기 중에는 모두 장내를 지키며 함께 응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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