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만의 청년 창업 이야기 ①) 컨테이너 박스에서 키운 간절함

입력 2018-07-05 09:07   수정 2018-07-05 09:07



(김기만 중소기업부 기자) 통계청에 따르면 창업기업의 5년 생존율(2016년 기준)은 27.5%에 불과하다. 창업을 하면 10명 중 7명은 망한다. 20~30대 청년들이 창업하고 5년 이상 살아남을 확률은 이보다 더 떨어진다.

그럼에도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들은 여전히 많다. 중소기업부 기자로서 취재를 하다보면 벤처·스타트업에 도전하는 겁없는 청년들을 자주 만난다. 그들은 모두 “젊기 때문에 실패해도 잃은 게 없다”고 말한다. 젊음과 패기를 밑천으로 삼아 도전에 나선 청년 기업가들이다.

아직은 젊기에 ‘벌써 성공을 말하는 것’은 섣부르다.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청년 사업가도 여전히 배우면서 성장하는 중이다. 그들에게 성장의 기회는 더 크게 열려 있고, 좌충우돌은 현재진행형이다. 청년의 ‘성공스토리’ 보다는 ‘성장스토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이유다. <청년 창업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고군분투기를 들어본다.

<청년 창업 이야기 1 : 컨테이너 박스에서 키운 간절함>

2001년 겨울 어느 날. 16살 소년이 몰던 중국집 배달 오토바이가 아파트 입구에서 넘어졌다. 오토바이 뒷자석 파란색 플라스틱 통에 담겨 있던 짜장면과 짬뽕 잔반이 바닥에 뒹굴었다. 당황한 소년은 맨손으로 그릇과 음식물을 주워담았다. 그는 이를 악물며 “정말 돈 벌기 힘들구나. 가난한 집안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는 사업밖에 없겠다”고 다짐했다.

송성근 아이엘사이언스 대표는 “자신의 근성은 어린 시절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환경에서 비롯됐다”고 말한다. 가세가 기울수록 자신의 힘으로 일어서겠다는 의지는 더 커졌다. 송 대표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서울 사당동 주차장에 있는 컨테이너 박스에서 3년 동안 살았다. 어머니와 함께 살던 집은 빨간 딱지가 붙고 경매에 붙여졌다. 짜장면과 치킨, 피자, 신문, 우유 등. 송 대표는 “학창 시절에 웬만한 배달 아르바이트는 다 해봤다”고 했다.

송 대표는 올해 34살(1885년생)이지만 10년차 사업가다. 24살이던 2008년 가천대 창업보육센터에서 태양광 조명 회사인 ‘쏠라사이언스(아이엘사이언스의 전신)’를 창업했다. 직원 없는 1인 기업이었다. 자본금은 지인 두 명에게 250만원씩 빌린 500만원이었다. 식사는 컵라면으로 떼우는 게 일상이었다. 간이 침대에 잠을 자고, 캠퍼스 화장실에서 ?으면서 버텼다.

왜 하필이면 태양광 조명사업으로 시작했을까. 송 대표는 “군대 제대 후 사업을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책과 신문, 잡지를 샅샅이 읽었다”며 “당시 지구온난화와 대체에너지 관련한 뉴스가 많이 나와서 미래가 유망한 사업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가 처음 도소매업을 시작한 제품은 낮에는 태양광으로 충전하고 저녁에는 충전한 배터리로 작동하는 태양광 조명이었다.

송 대표가 처음부터 무턱대고 사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2004년 가천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하면서부터 사업을 준비했다. 입학한지 한 학기 만에 휴학을 하고 비트컴퓨터에서 6개월 간 일했다. 군대를 다녀온 뒤에는 삼성엔지니어링에서 1년간 일을 했다. 군 제대 전 마지막 휴가를 나가서 면접을 보고 입사했을만큼 간절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다니면서 조직문화와 사업의 구조를 익혔다.

사업을 시작한 뒤로도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사업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부도 위기 직전까지 간 적도 있다. 개당 700만원짜리 태양광 가로등을 설치해준 납품처가 부도가 납품대금을 받지 못했다. 송 대표는 “25살 땐 처음 부도를 맞으면서 전 재산을 담보로 잡고 모든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야할 정도로 위기였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로 바뀌었다. 송 대표가 거래처에 끝까지 책임을 진 덕분에 업계에 ‘책임감 있는 젊은 사업가’로 소문이 났다. “업계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으면서 일이 더 많이 들어오게 됐다”고 송 대표는 전했다. 그는 위기 당시에도 ‘직원들 월급만은 밀리지 않겠다’는 원칙은 지켜냈다고 했다.

송 대표는 10여년간 사업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변화에 적응했다. 태양광 조명 시장에 침체기가 다가오자 2012년 LED용 실리콘렌즈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생산 비용이 저렴하고 빛 효율이 좋은 실리콘렌즈는 2015년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다. 2015년 IoT(사물인터넷) 센서 전문기업인 커누스에 투자한 것도 미래를 내다본 결정이었다.

송 대표는 “에너지를 절약하는 산업을 곧 미래 산업으로 판단했다”며 “태양광-LED-센서 순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2012년 37억원이었던 아이엘사이언스의 매출은 지난해 186억원까지 늘었다. 아이엘사이언스는 올해 코스닥 상장도 준비 중이다. 상장에 성공하면 송 대표는 최연소 코스닥 상장사 대표가 된다.

송 대표는 직원들에게 “갈망하는 것을 이루는 것은 간절함이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는 자신의 삶 자체가 ‘간절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학창시절 공부와 담을 쌓았지만 사업을 해서 성공하겠다는 간절함만은 잃지 않았다”며 “사업을 하면서도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은 늘 있다. 매번 마주하는 장애물을 뛰어넘는 힘은 해내야 한다는 간절함에 있었다"고 말했다. (끝)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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