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차범근 피해다닌 하석주…'김어준의 블랙하우스'서 해후

하석주, 차범근 보자마자 눈물 왈칵 쏟아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가 월드컵 특집으로 준비한 5일 방송이 벌써부터 화제에 오르고 있다. 바로 차범근 전 감독과 하석주 아주대 감독이 방송을 통해 20년 만에 만난 것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예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가대표 선수였던 하석주 감독은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선제 프리킥 골을 넣은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헤 백태클로 퇴장 당하며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국민적 비난을 한 몸에 받았던 하석주 감독은 당시 대표팀 감독이었던 차범근 감독이 대회 도중에 경질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지자 충격과 죄책감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하 감독은 "제가 시력이 나쁜 데도 차범근 감독님은 멀리서도 다 보였다. 월드컵 이후 차마 감독님 앞에 설 자신이 없어 피하고 도망 다녔는데 그 시간이 벌써 20년이나 됐다"고 밝혀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런 가운데 월드컵 일정을 소화한 차범근 감독이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어렵게 용기를 내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하석주 감독이 출연한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던 차범근 감독은 녹화 도중 갑자기 등장한 하석주 감독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는 반응을 보였고 하 감독은 차범근 감독을 보자마자 왈칵 눈물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서로를 껴안은 채 한 동안 아무 말 없이 흐느꼈고 그 모습이 너무나 먹먹해 현장에 있던 제작진들까지 눈물을 훔쳤다는 후문이다.

이외에도 지난 방송 때 '독일을 첫 승리의 제물로 만들자'는 예언이 적중하면서 일명 '용수트라다무스'라는 별명을 얻게 된 최용수 전 FC서울 감독과, 80년 만의 예선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에서 아직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독일 출신 방송인 니클라스 클라분데가 출연해 동반탈락의 아픔을 서로 위로하는 등 다채로운 월드컵 이모저모가 준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녹화를 마친 하석주 감독은 제작진에게 따로 "잊지 못할 시간이었다. 감독님과 출연자분들 그리고 제작진, 모두에게 감동했다"는 말로 감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범근 감독과 하석주 감독의 20년간 묵혀둔 비하인드 스토리와 이번 월드컵 경기 분석 및 앞으로의 대한민국 축구에 남은 과제등 다양한 월드컵 이야기를 예고한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오늘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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