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왜이러나…해군 이어 육군 장성 부하여군 성추행 보직해임

입력 2018-07-09 13:29  

육군 장성, 자신의 차 안에서 부하 여군 손 만져



지난주 해군 장성급 지휘관이 부하 여군을 성폭행 하려다 긴급체포된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이번에는 육군 장성이 부하 여군을 성추해한 혐의로 보직 해임돼 군 기강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육군은 9일 "모 부대 A 장성이 올해 3월께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행위를 일부 확인해 정식으로 수사 전환했으며, 오늘 보직해임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까지 조사한 결과, A 장성이 여군의 손을 만지는 성추행 행위가 있었음을 확인해 정식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육군에 따르면 A 장성은 피해 여군에게 서울에 가서 저녁을 먹자고 제의한 다음 자신이 운전한 차량에 태워 서울에서 저녁을 먹었다. 이후 부대로 복귀하면서 피해 여군의 손을 보여달라고 요구한 뒤 만진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가해자가 자신이 심리학 공부를 했는데 심리학 분야 중에 손가락의 길이를 보면 성호르몬의 관계를 알 수 있다고 얘기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육군은 "A 장성은 1차 피해자와 관련해 단 둘이 식사를 했고 차 안에서 손을 만졌다고 했다. 대신 불순한 의도가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4일 A 장성이 올해 3월께 부하 여군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조사가 시작됐다.

육군은 사건 접수 직후 지휘계통을 통해 즉각 김용우 참모총장에게 보고했으며 김 총장은 해당 지휘관의 행위가 엄중하다고 판단,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하고 육군 중앙수사단이 직접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육군은 "이번 사안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관련 법규에 따라 엄중히 처리할 예정이다. 피해자에 대해서는 사건 인지 즉시 가해자와 분리 조치(휴가)했고, 2차 피해 예방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육군은 A 장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다른 두 명의 피해자를 추가로 확인했다. A 장성은 차에서 다른 여군의 손을 만지거나 자신의 집무실에서 여군의 손과 다리를 만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해군 소속의 한 준장도 술에 취해 후배 여군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군형법상 준강간미수 등)로 지난 4일 구속됐다. 해군은 사건 인지 당일인 2일 B 준장을 보직해임한 바 있다.

군은 성폭력 사건에 연루된 군인에 대해서는 '패가망신토록 엄벌에 처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군대 내 성폭력 사건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끊이질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가해자 처벌 강화 등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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