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경제 악화 우려와 예멘 난민 논란 등으로 인해 70% 아래로 내려앉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전국 유권자 2,504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벌여 9일 발표한 결과(95% 신뢰수준, 표본오차 ±2.0%p)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69.3%를 기록했다.
1주일 전 주간집계 대비 2.2%p 내린 것으로, 4월 3주차(68.8%) 이후 두달 반만에 60%대로 떨어진 수치다.
대통령 지지율 일간집계의 경우 지난달 29일 73.0%를 기록한 뒤, 예멘 난민 수용 찬반집회가 동시에 열린 주말을 지난 '북 핵·미사일 은폐, 생산시설 확대 의혹' 외신보도가 전해진 2일에는 70.5%로 내렸다.
이처럼 난민문제는 최근 한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예멘 난민 500여 명이 제주도 무사증 제도를 이용해 입국했고, 이들 중 대부분이 난민 신청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난민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된 것이다. 전에 없던 대규모 난민 입국 사태는 한국 사회에 난민 찬반 논쟁을 일으켰다. 1994년부터 난민을 수용하기로 한 한국에는 2018년 5월까지 4만 여명이 난민 신청을 했고 이중 4% 정도인 800여명이 난민으로 인정됐다.
문 대통령 지지율의 소폭 하락세는 최근 지속되는 민생·경제 악화에 대한 우려, 예멘난민 수용과 부동산·금융·주택임대 세제개편, 주 52시간 노동시간제 시행을 둘러싼 논란 확산이 영향을 준 것이라고 리얼미터는 분석했다.
그렇다면 최근 불거진 난민 문제에 대한 해법은 있을까.
10일 오전 7시 35분 방송되는 아리랑TV 뉴스 토론 '포린 코레스폰던츠(Foreign Correspondents)'에서 ‘난민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일본의 경우, 유엔난민기구(UNHCR)에 막대한 돈을 지원하고 있지만 실제 일본 내 난민 인정 비율은 1%를 밑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 호리야마 아키코(Horiyama Akiko) 기자는 “난민 이슈는 인도적 차원의 문제지만 일본 정부는 열심히 일할 가능성이 보이는 아시아 국가출신 난민만 선택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많은 비영리 단체들은 이런 태도를 폐쇄적이면서 민족주의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국도 이와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며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한국보다 먼저 대규모 난민 유입과 수용 문제에 직면했던 유럽에선 난민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다뤄지고 있다. 일부 국가에선 반(反)난민 정서를 등에 업은 극우 정당의 지지율이 크게 상승하기도 했다. 프랑스 프레데릭 오자르디아스(Frédéric Ojardias) 기자는 “‘국민전선(Front national)’ 같은 프랑스의 극우정당이 많은 지지를 얻게 되었고 반(反)난민, 반(反)외국인 정서가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분명히 알아야 할 점은 최근 프랑스에서 일어난 테러사건들은 난민들이 저지른 것이 아니고 프랑스에서 태어나고 자란 자국민들의 소행이었다. 이는 프랑스 정부의 동화정책이 실패한 것이지 난민이슈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단지 이슬람 신자라고 해서 테러범이 아니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결론적으로 최근 프랑스에서 일어난 테러사건은 적어도 난민정책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며 난민 유입이 사회 불안의 요소가 아니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프레데릭 오자르디아스 기자는 “그 나라의 언어를 습득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면 제일 먼저 해야 될 일이다. 이전에 직접 인터뷰한 예멘 난민도 한국어를 배우는 것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제주도에 사는 몇몇 주민들이 이들에게 무료로 한국어를 가르쳐 주겠다고 나섰다”며 언어 습득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까지 등장하며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제주도 예멘 난민 사태.
아직까지는 낯선 주제였던 '난민 문제'를 두고 '인종 차별에 반대한다'며 난민 반대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리고 한 쪽에서는 '국민이 먼저다'라며 난민 수용에 반대하며 국론이 분열되고 있는 상황이다.
청원 마감은 13일이지만 이미 청와대 답변 요건인 20만명을 충족시키면서 문재인 정부가 내놓을 해법에 국내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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