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여고생 제자에게 상습적으로 성희롱과 성추행을 일삼은 50대 교사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임광호 부장판사)는 9일 강제추행,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0) 교사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사회 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 A 씨는 지난해 6월 책상에 엎드려 자는 여고생 뒤로 다가가 양팔로 끌어안고 놀란 여고생이 "왜 그러냐"고 묻자 "계속 자라"며 귓속말을 하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또 해당 여고생이 휴대전화 보관함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간 사실을 알고 휴대전화를 찾겠다며 여고생의 배와 골반을 더듬는 등 모두 3차례에 걸쳐 강제 추행했다.
A씨의 여고생 제자 성추행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A 씨는 평소 여학생들에게 "여자로 보인다", "이성으로 느껴진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2016년에는 교무실 청소를 하는 17세 여고생에게 "많이 보고 싶었다. 사랑한다. 손을 잡고 팔짱을 껴라"고 말해 성적 수치심을 준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학생들의 올바른 인격 형성과 건강한 신체·정신적 발달을 지도하고 성폭력 범죄나 성적 학대 행위로부터 이들을 보호해야 할 교사가 책무를 저버리고 제자이자 청소년인 피해자들을 학교에서 추행했다. 추행의 정도가 가볍다고 할 수 없고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행위로 상당한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강제추행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치 않는 점,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전에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주문과 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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