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금융권 노동이사제' 다시 불붙여… 금융위와 갈등 예고

입력 2018-07-09 17:47  

메가톤급 발언 쏟아내

"근로자추천이사제 공청회
키코 사건 원점에서 재조사
스튜어드십코드 정착 지원"



[ 강경민 기자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노동이사제(근로자추천이사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노동이사제 도입은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던 최종구 금융위원장과도 미묘한 시각 차이를 드러내 금융위와의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원장은 “근로자추천이사제에 관한 사회적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공청회 개최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공청회를 추진한다는 것은 노동이사제 도입의 타당성뿐 아니라 제도 내용, 노동이사 선임 방법 등을 논의하겠다는 것이어서 금융권에 노동이사제를 도입하고 다른 업계에 확산되는 것을 지원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에서 “노동이사제는 도입에 앞서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며 “범정부 차원에서 논의되는 만큼 방향성이 정해진 뒤 금융공공기관에 적용하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윤 원장은 “(노동이사제에 대한) 최 위원장의 생각은 저보다는 좀 더 보수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지금으로선 최 위원장의 생각을 지지해 드려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윤 원장은 이어 “빨리 한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며 “논의하면서 추이를 지켜보는 쪽으로 속도 조절을 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 공청회를 시작으로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 윤 원장의 생각이라고 금감원 관계자는 전했다.

윤 원장은 키코(KIKO) 사건도 원점에서 재조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변동할 경우 약정한 환율에 외화를 팔 수 있는 파생금융상품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으로 환율이 급등하면서 1000여 개의 가입 기업이 20조원가량의 피해를 봤다. 피해 기업들은 은행들이 키코를 불완전 판매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13년 9월 키코 통화옵션계약이 계약에 근거하는 것이며 불공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를 기각했다. 윤 원장은 “피해기업 상담과 사실관계 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필요하면 현장검사를 할 예정”이라며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방안도 적극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기관투자가가 적극적 의결권을 행사하는 스튜어드십코드의 원활한 정착을 지원하기로 했다. 윤 원장은 “자산운용사 상장법인의 의결권 행사 업무프로세스 및 공시실태 등을 모니터링해 제도 정착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해 신속한 기획조사를 맡는 기동조사반을 운영해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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