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하게 웃으며 악수 청해
"印 방문 최고 하이라이트"
[ 손성태 기자 ] 인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접견한 것은 청와대 의전 및 경호팀과도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깜짝 면담’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10일 “예정되지 않았던 일정”이라며 “전적으로 문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당초 계획은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노이다 휴대폰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을 영접하고 테이프 커팅식을 함께하는 것이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행사장 도착 후 대기실에서 넥타이를 고쳐 매고 땀을 식히다가 에스코트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이 부회장을 따로 불렀다. 이렇게 예정에 없던 사전 환담이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에게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고, 이 부회장은 “감사하고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당초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의전 및 경호를 위한 프로토콜에서 이 부회장을 배제했다. 청와대 의전실은 둘의 첫 만남에 부담을 느껴 이 부회장 동선까지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 간 독대 형식의 파격적인 만남은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던졌다. 준공식 말미에 문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웃으며 악수를 청하는 장면은 인도 현지 TV를 통해 생중계됐다. 문 대통령의 순방 일정의 ‘하이라이트’란 평가가 현지에서 흘러나왔다.
이날 이 부회장과의 깜짝 만남은 기업과 경제활력 회복 및 고용 증대 쪽에 방점을 찍고 있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투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 인도 내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1위지만 중국계 기업들과 시장점유율 1%를 두고 싸우고 있다”며 문 대통령 일정이 삼성전자의 인도 휴대폰 시장 경쟁을 ‘지원사격’하기 위한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뉴델리=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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