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현일 기자 ] 영국 집권 보수당 내에서 유럽연합(EU) 탈퇴 방법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면서 테리사 메이 총리가 벼랑 끝에 몰렸다. 보수당은 유럽 단일시장을 당장 포기하더라도 국경 통제권과 사법권을 완전히 되찾아야 한다는 ‘하드 브렉시트파(강경파)’와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단일시장에서 점진적으로 탈퇴해야 한다는 ‘소프트 브렉시트파(온건파)’로 쪼개져 대립하고 있다. 메이 총리는 온건파에 속한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탈퇴 업무를 담당하는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부 장관이 전날 메이 총리에게 반기를 들고 사퇴한 데 이어 이날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이 사직서를 냈다. 이들은 메이 총리가 지난 6일 확정한 소프트 브렉시트 방침에 반대하고 있다.
영국과 EU의 브렉시트 합의는 내년 3월 발효된다. 그 전에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 잔류하는 방향으로 합의하지 못하면 영국 금융사 등은 EU 국가에서 영업이 제한된다. 영국 경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제조업체들은 관세장벽에 부딪힐 위기에 몰렸다.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려면 유럽사법재판소(ECJ)의 관할권을 인정해야 하지만 강경파는 이에 반대한다. 에어버스와 BMW 등은 하드 브렉시트가 이뤄지면 영국을 떠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영국은 자국에서 생산한 자동차의 45%를 EU 회원국에 수출하고 있다. 전체 수출의 절반이 EU 국가에서 소화된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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