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마드 성체 훼손 논란…예수 모욕에 들끓는 천주교

입력 2018-07-11 08:00   수정 2018-07-11 12:01

욕설 낙서에 불태워진 성체, 예수의 육신과 부활 의미
신앙의 대상 직접 모욕당한 천주교인들 분노



남성혐오 페미니즘 사이트 워마드에 성체를 훼손한 게시물이 올라와 논란이다.

지난 10일 워마드 한 회원은 ‘예수 XXX 불태웠다’라는 제목으로 성체에 예수에 대한 욕설과 비하 문구를 적은 뒤 불태운 사진을 게시했다. 해당 회원은 “부모님이 천주교인이라 강제로 끌려가 성당에 가서 성체를 받아왔다”며 “천주교를 존중해야 할 이유가 어디있냐”고 주장했다.

일반인에게 성체는 단순히 누룩을 빼고 만든 빵이지만, 천주교에서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성체는 최후의 만찬을 재현하는 동시에 십자가에 처형된 예수의 몸을 상징한다. 천주교에서 세례 받은 신자만 접할 수 있으며, 신자는 성체를 받아 먹는 행위로 인간의 죄를 대신해 희생한 예수를 기린다. 또 예수와 같이 신에게 자신을 바치며 예수의 부활에 동참하겠다는 의미도 담긴다.

때문에 천주교는 성체 훼손에 민감하게 대응한다. 지난 2012년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현장에 문정현 신부가 성체를 가져와 미사를 하던 중 이를 막던 경찰에 의해 성체가 땅에 떨어지며 훼손된 사건이 있다.

당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가톨릭 교회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며 폭거”라며 “성체가 훼손된 것은 신앙의 대상인 예수님께서 짓밟힌 것이므로 가톨릭 교회는 이를 절대로 묵과할 수 없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성체 훼손으로 천주교 교구들이 비판하고 나서자 결국 제주지방경찰청장이 제주교구장을 찾아가 직접 사과하며 사태를 수습한 바 있다.

이번 사건에 있어서도 많은 천주교인들은 예수를 직접 모욕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성체 훼손과 관련한 청원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한 청원자는 “이 사건은 전 세계 천주교인을 모독한 것”이라며 “성체 절취와 훼손 과정을 정확히 수사해야 국제적 망신거리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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