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10일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출판사에 버려진 다수의 휴대전화와 유심 칩(USIM Chip·휴대전화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저장하는 장치)을 발견하자 네티즌들이 분노했다.
앞서 경찰은 이 사건을 수사하면서 두 차례 이곳을 압수 수색했지만 이를 확보하지 못했다. 경찰의 부실 수사가 또 드러난 것이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느릅나무출판사를 현장 조사했다. 며칠 전 김모(필명 파로스)씨가 출판사가 있는 건물주에게 전화해 휴대전화들이 있는 쓰레기더미를 치워 달라고 했다는 정보를 입수해 이곳을 찾았다는 것.
파로스는 드루킹이 조직한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의 자금 책임자다. 파로스의 부탁을 받은 건물주는 이 휴대전화들을 버릴 수 없어 쓰레기봉투에 담아 출판사 1층에 모아뒀고 특검팀이 쓰레기더미에서 이를 찾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쓰레기더미에선 휴대전화 21대와 유심 칩 수십개, 배터리·충전기 등이 발견됐다.
특검팀은 이 휴대전화들이 댓글 조작에 쓰인 것으로 보고 내용물 분석 작업을 하고 있다.
드루킹 일당이 댓글조작에 사용한 ‘킹크랩’이라는 동일작업 반복 프로그램은 휴대전화와 연동해 작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관계자는 “전날 발견된 휴대전화보다 유심 자료를 유의미하게 보고 있다”며 “(빈 유심 카드에 적혀 있는) 닉네임이 유심칩을 제공한 사람인지 그것을 제공받은 사람의 닉네임인지는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특검은 유심 번호를 통해 가입자 인적사항을 조회중이다.
네티즌들은 "경찰은 눈뜬 장님인가. 제보가 있었다지만 특검은 한번에 찾아내다니 이해가 안간다 (tony****)", "못한 게 아니라 안 한 것이다 (fore****)", "드루킹 조사한 경찰들 모조리 구속 조사해라 (kyon****)", "경찰은 수사의지가 없었다 (mall****)", "특검이 꼭 진실을 밝혀달라 (esed****)" 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앞서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드루킹 사건 초기 기자간담회에서 김경수 의원의 사건 연루 여부에 관한 질문에 "김씨가 김 의원에게 대부분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보냈고 김 의원은 거의 읽지조차 않았다"고 발표했고 후일 사실이 아님이 드러나면서 스스로 경찰 수사에 대한 신뢰를 흔들었다.
논란이 되자 이 서울청장은 김 의원이 메시지를 보냈다는 내용을 보고받지 못했다는 해명을 내놨지만, ‘정부ㆍ여당 눈치보기 수사’라는 야권의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웠다.
한편, 드루킹 특검에 주어진 1차 수사기간은 60일로 오는 8월25일까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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