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0일(현지시간) 2000억달러어치의 중국 제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한데 대해, 중국 정부가 비관세 장벽을 활용한 보복을 준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보도했다.
WSJ는 중국이 미국과는 다른 방식으로 맞대응을 준비하고 있으며 여기엔 미국 기업 인허가 보류, 미국 기업과 관련된 인수합병(M&A) 승인 지연, 미국 상품 통관검사 강화 등이 포함된다고 중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중국이 향후 무역전쟁의 ‘무기’로 비관세 장벽을 동원할 것이란 관측이다.
중국이 비관세 장벽을 검토하는 배경은 미·중 교역규모가 근본적으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對中) 수입액은 5050억달러에 달했지만 중국의 대미(對美) 수입액은 1300억달러에 그쳤다.
미국은 지난 6일 50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데 이어 10일 추가로 2000억달러어치 제품에 10% 관세를 예고했다. 지금까지 미국이 공식화한 대중 관세 부과액은 2500억달러로, 지난해 대중 수입액의 절반 수준이다. 미국은 여차하면 관세 부과 대상을 더 넓힐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일 “(500억 달러외에)추가로 2000억달러어치가 있고, 3000억달러어치가 더 있다”고 중국을 압박했다.
반면 중국은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이 적어 미국과 똑같은 규모로 관세를 부과할 수 없다.
WSJ는 중국 정부가 미국의 전격적인 2000억달러 관세 부과 조치에 ‘깜짝 놀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2000억달러 관세 부과를 발표한지 4시간만에 “국가의 핵심 이익과 인민의 근본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보복을 할 것”이라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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