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섭 지음 / 인플루엔셜 / 276쪽│1만4900원
[ 윤정현 기자 ] 2007년 영국에서 창간한 시사월간지 ‘모노클’을 정기구독하려면 한 권씩 살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 대신 특별판을 제공하고 비즈니스 클럽, 이벤트 초대 기회를 준다. 이 잡지의 구독자 수는 매년 늘고 있다. 구글링으로 얻을 수 없는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모노클의 목표가 통했다.
창간한 지 4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었고 9명으로 시작한 직원 수는 120명으로 늘었다. 주요 독자는 도시에 거주하는 경영대학원(MBA) 졸업 이상 학력 수준을 갖춘 금융기관 종사자 또는 정부부처 공무원, 디자인, 관광산업 관련 기업가들이다.
2017년 기준 정기 구독자 수는 16만3000명, 광고수익이 아니라 유료 콘텐츠로 회사를 운영한다. 모노클 대표이자 편집장인 타일러 브륄레의 인사이트(In-sight)가 ‘종이 잡지의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찾아냈다.
신간 《실력보다 안목이다》에서는 같은 것을 봤는데도 다른 성과를 내는 사람들의 비결을 남다른 ‘안목’에서 찾는다. 안목의 범주는 크게 네 가지로 구분했다. 숨어 있는 것도 볼 수 있는 킨사이트(Keen-sight), 연결 고리를 찾아내는 크로스사이트(Cross-sight), 미래를 예측하고 구체화하는 포사이트(Fore-sight),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인사이트(In-sight)다.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으로 트렌드 분석가이자 경영전략 컨설턴트인 저자는 많은 강연과 컨설팅 프로젝트 경험을 기반으로 다양한 기업 사례를 든다. 모노클뿐 아니라 미국 가구회사 슬롭프루프와 여행용가방 회사 라덴, 헬스클럽 소울사이클과 취향에 맞는 옷을 골라주는 온라인쇼핑몰 스티치픽스 등에서 안목의 차이가 생각의 차이를 만들어낸 과정, 그로 인해 어떻게 사업의 성패가 좌우됐는지를 보여준다.
저자는 “과거에는 정보가 무기였지만 지금은 누구나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시대”라며 “정보의 양보다 그 속에 숨은 것을 꿰뚫어볼 수 있는 안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깊이 파고들기보다는 넓게 훑어본다. 무엇보다 탁월한 안목을 지닌 이들이 이끈 기업의 사례를 다채롭게 참고할 수 있는 책이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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