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 성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53·불구속)의 부인 민주원씨가 13일 법정에 나와 증인신문을 받는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5회 공판기일을 열고 전 청년팀장 성모씨와 민씨, 김모 충남도청 공무원을 대상으로 증인신문을 심리한다.
민씨는 이날 오후 2시 증인석에 선다. 안 전 지사가 비서 김지은씨(33)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이후 그의 가족이 직접 입장을 밝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의 핵심 쟁점은 '위력의 존재와 행사' '안 전 지사와 김씨의 관계'로 좁혀진다. 이날 증인신문도 Δ경선캠프와 충남도청의 분위기 Δ김씨와 안 전 지사의 관계 Δ김씨의 성격·평판 및 행동과 발언 Δ안 전 지사의 행실에 초점이 맞춰질 예정이다.
지난 9일 김씨의 지인 자격으로 증인신문을 받았던 구모씨(29)는 "지난 3월5일 김씨가 피해를 폭로한 직후 민 여사에게 전화를 받았다"며 "민주원 여사는 '안희정 나쁜XX야. X 죽이고 싶은데, 그래도 애아빠니까 살려야지' '김지은 원래부터 이상했어' '김지은의 평소 행실과 연애사를 취합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증언했다.
11일 안 전 지사측 증인으로 나온 전 비서실장 신모씨도 "사모님(민 여사)이 갑자기 지난해 8월쯤 한 리조트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시길래 꺼림칙하다는 판단이 들어 김씨를 수행비서에서 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민씨는 Δ지난해 8월 부부가 충남의 한 리조트에 투숙했을 당시 김씨가 새벽 4시에 침실로 들어와 침대 발치에서 부부를 쳐다봤고 Δ바닥에 그림을 그리며 교태를 부렸다고 주장하면서 주변에 김씨의 언행을 문제삼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 씨를 지원하고 있는 단체 중 하나인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는 안 전 지사 측 증인들이 왜곡된 주장으로 2차 가해를 했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지난 12일 트위터를 통해 “유력 정치인의 성폭력을 고발하기 위해 나선 피해자가 겪어야 하는 ‘가상의 스토리’가 도를 넘고 있는데 어떤 성폭력 피해자가 이 길을 가겠는가”라며 비난했다.
민씨의 증언이 남편 안 전 지사가 혐의 유무를 가리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는 재판부가 민씨 증언을 얼마나 신뢰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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