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 유럽 뒤집어놓고 푸틴 만나는 트럼프

입력 2018-07-15 18:27  

[ 추가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을 놓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흔든 반면 러시아엔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미·러 정상회담에서 어떤 대화가 오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로에게 찬사를 보내며 ‘브로맨스(브러더+로맨스)’를 과시해온 두 정상은 NATO 정상회의 풍경과 달리 친밀한 모습을 연출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러시아의 미국 대통령선거 개입, 미·러 양국의 핵무기 감축, 북한 비핵화를 위한 러시아의 역할 등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논의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하지만 러시아와 서방이 대립하고 있는 현안에 대해선 형식적인 언급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크림반도 합병, 시리아 내전 군사개입 등으로 옛 소련 시대의 국제적 영향력을 회복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현안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음에도 미·러 정상회담이 열린다는 점에서 유럽 국가들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NATO 군사훈련 중단을 언급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전문가들은 노련한 푸틴 대통령과 배석자 없이 통역만 놓고 벌이는 밀실 회담에서 ‘외교 신인’인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을 내줄지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對)중국 통상전쟁의 지렛대로 러시아를 활용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와 이란산 원유 수입 제한으로 물가가 치솟을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러시아에 원유 생산을 늘릴 것을 요구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러시아는 미국에 경제제재 해제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16~17일 베이징에선 중국과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열린다. 중국은 미국의 보호주의에 대항해 EU와 공동전선을 구축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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