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 펀딩 꿀팁 ‘그투그’] #3. 잠깐! 투자하기 전에 1분만요!!!

입력 2018-07-16 09:00   수정 2018-07-16 11:40

한경 엣지-와디즈, 공동 기획
투자하기 전에 '나 자신'부터 살펴보자





[김영아 와디즈 프로]

지난 시간에는 채권과 주식이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았습니다. 이제 좋은 채권, 좋은 주식을 고르는 법을 알려드려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저희 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께서 쓰윽 보시더니 한마디 하십니다. “그 전에 영아프로, 너부터 알아야지”




<나의 투자 성향은?>
모든 사람은 성향도 다르고 능력도 다르죠. 저는 태어나길 겁쟁이로 태어난 데다 ‘최고의 재테크는 저축이니 헛짓거리하지 말라’는 신조를 지닌 어머니 밑에서 자랐습니다. “소중한 돈을 한 푼도 잃을 수 없다”는 엄청나게 안정지향적인 투자 성향을 지녔죠. 이런 제가 아무리 성장 가능성이 큰 주식이라도 원금 손실 가능성도 큰 회사에 투자했다면? 매일 회사에서 일도 못 하고 밤엔 잠도 못 자고 전전긍긍할 겁니다.



하지만 직장인이 되고 보니 주변에 저희 엄마가 말씀하신 ‘헛짓거리’로 돈을 번 분들이 정말 많더군요. 그래서 요즘은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지만, 기대수익은 높은 주식으로 조금씩 눈이 갑니다. 이렇게 개인의 투자 성향은 타고나기도 하지만 교육과 경험에 따라 달라지기도 합니다.


<성향보다 중요한 건 투자 능력>
투자를 할 때 성향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 능력의 수준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능력은 ‘내가 손실 구간을 얼마나 오래 견딜 수 있는가’에요.

어떤 건물주와 제가 같은 회사 주식을 각각 1000만원어치 샀다고 칩시다. 세상 모든 것이 그렇듯 주식 시장도 오를 때가 있고, 떨어질 때도 있는 법이죠. 어느 날 이 회사의 주가가 반토막이 났습니다. 매달 꼬박꼬박 월세를 받는 건물주는 ‘아이… 101호 월세 6개월 치 날렸네…쩝 아깝다’하고 버티겠지만 저는 ‘어떻게 모은 결혼자금인데! 다시 오를 것 같긴 한데 그러다 나머지 500만원도 날리면 어떻게 하지? 엉엉’ 하고 놀라서 주식을 잽싸게 팔고 500만원이라도 들고나올 겁니다. 그리고 몇 개월 뒤 제가 팔아버린 주식이 다시 올라 1000만원이 2000만원이 되는 걸 보면 엄청 배 아파하겠죠.



어떤 돈 많은 사업가가 위에서 말한 주식을 같은 시기에 1억원어치를 샀다고 합시다. 사업가가 계속 그 주식을 가졌더라면 최종적으로는 주식의 가치는 2억원이 됐을 겁니다. 그런데 하필 주식 가격이 반토막 난 시기에 급히 사업자금 4000만원이 필요하다면? 어쩔 수 없이 가진 주식 대부분을 싼값에 팔아야겠죠. 이렇게 돈을 얼마나 버느냐만큼이나 유동성 제약이 없는가도 중요합니다. 안정적인 수익이 있거나 급하게 현금을 쓸 일이 없다면 좋겠죠?


<나의 위험감내력을 알아봅시다>
이렇게 개인의 투자 성향과 능력을 합쳐 위험감내력(risk tolerance)라고 부르는데요. 능력도 있고, 투자성향도 공격적이면 위험감내력이 크고, 능력은 있는데 투자성향이 안정 지향적이면 위험감내력이 보다 낮겠죠. 능력은 부족한데 공격적인 투자성향이 있는 분들은 내 능력을 한참 벗어난 사행성 투기를 조심하시고요. 저처럼 능력도 없고 투자성향도 안정지향적이면 위험감내도는 매우 낮아집니다.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

그럼 "위험감내력이 낮으면 만기가 정해져 있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에만 투자하고, 위험감내력이 높으면 위험하지만 큰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주식에만 투자하면 되는 거 아니냐?"라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건 아닙니다. 모든 투자에는 크든 작든 손실위험이 있어서 하나의 프로젝트 혹은 하나의 종류에만 투자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대신 위험감내력이 낮을수록 채권 투자 비중을 높이고, 위험감내력이 높을수록 주식 투자 비중을 높여 여러 상품에 분산투자하는 게 가장 현명하죠. 앞서 파악한 나의 위험감내력을 바탕으로 수익의 몇 %를 투자할지, 전체 투자금액에서 주식과 채권의 비중은 어떻게 가져갈지, 몇 개의 상품에 나누어 투자할지부터 생각해야 합니다.

좋은 상품이 보인다고 무턱대고 투자하시면 저처럼 됩니다. 여러분이 질러주면 와디즈의 영업이익이 올라가겠지만, 저희는 투자자와 메이커가 모두 ‘윈윈(Win-Win)’하는 지속가능한 크라우드펀딩 생태계를 꿈꾸니까요.

자 이제 주의 사항도 말씀드렸으니 다음 시간에는 진짜로! 좋은 프로젝트 고르는 법을 알려드릴게요. 다음주에 만나요!


글 김영아
와디즈의 막내 투자 콘텐츠 디렉터(CD)입니다. 우리의 작은돈이 필요한 곳에 모여 세상을 바꾸는 꿈을 꾸고 있어요. 아 물론 돈도 벌면서요. 더 많은 ‘우리’에게 크라우드 펀딩을 알리기 위해 어렵고 복잡한 투자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일을 합니다.


그림 이윤경
와디즈의 브랜드 디자이너입니다. 좋은 '사람' 와디즈가 좋은 '브랜드'로 무럭무럭 자라나도록 물을 주고 있어요. 더 많은 사람들의 시작을 돕기를, 그리고 더 재미있는 세상을 만들어 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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