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분자인식연구센터 선임연구원(사진)과 송창선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 연구진은 세포주가 AI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생성하는 초과산화물에 반응하는 형광 염료를 활용해 AI 감염 여부와 감염된 바이러스의 유전자 아형을 하루 만에 판별하는 검사방법을 개발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최근 AI는 매년 주기적으로 국내·외에서 발생하면서 큰 피해를 일으키고 있는데 점점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특히 변종을 일으키면서 작년에는 2개 이상의 바이러스 유형이 동시 발생하는 등 대규모 피해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AI 확산을 막기 위해 대량 살처분의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추가적인 확산과 피해를 줄이려고 초기 대량 샘플로부터 고병원성 여부를 가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현장에서 사용되는 진단키트는 짧게는 3~4일, 길게는 7일 정도가 소요돼 신속한 초기 대응이 어려운 문제가 있다. 종란 배양을 위한 시설과 면역 측정이나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기법을 활용하려면 추가 장비와 시간이 필요한 것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연구진은 각종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정도가 다르고 감염됐을 때에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낸 활성산소에 차이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이 활성산소에서 만들어지는 초과산화물에 반응하는 형광물질을 이용한 검사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총 23종의 포유동물 세포주에 H1N1, H5N9, H9N2 등 모두 3종의 AI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뒤 감염 정도를 수치화하고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형광 세기 변화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바이러스 3종의 유전자 아형을 정확히 구별하는데 성공했다. AI바이러스는 두 개 당단백질에 대한 항체 반응 여부에 따라 H형 18개, N형 11개의 아형으로 나뉜다. 감염된 바이러스의 아형에 따라 독특한 형광패턴이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확보하면 감염 여부와 바이러스 고병원성 여부를 금방 파악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이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AI바이러스의 지문 기술을 이용해 경제성이 높은 1차 진단기술을 보급하면 AI 바이러스의 빠른 확산을 막고 금전적 손실을 줄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캐미’에 소개됐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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