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동균 기자 ] 중국산 의약품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된 고혈압 치료제 원료에서 발암 물질이 검출돼 논란을 빚은 데 이어 인체용 광견병 백신 데이터를 조작한 제약사가 적발됐다.
1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중국 식약품감독관리국은 제약사 창춘창성생명과학이 인체용 광견병 백신 ‘베로 셀(Vero-cell)’ 생산 기록을 조작하는 등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밝혔다.
식약국은 창춘창성의 광견병 백신 제조와 관련한 GMP 인증을 즉시 취소하고 해당 제품의 생산 및 판매를 금지했다. 다만 구체적인 데이터 조작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창춘창성은 시장 점유율 23%로 중국 내 광견병 백신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354만 세트의 광견병 백신을 생산했다. 작년 기준 광견병 백신 매출은 7억3400만위안(약 1234억원)으로 회사 전체 매출의 47%에 달했다. 이 회사가 생산한 광견병 백신은 인도 캄보디아 나이지리아 등에서도 판매 허가를 받았다.
창춘창성은 “즉각 전국 의약기관에 기존 광견병 백신 사용을 중단하고 백신을 현재 상태로 보관 조치해 달라고 통보했다”며 “다행히 이번에 문제가 된 광견병 백신은 아직 시중에 유통되지 않아 통제 가능하다”고 밝혔다. 창춘창성은 지난해에도 DPT(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백신이 품질 기준에 미달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곤욕을 치렀다.
앞서 중국에서 생산된 고혈압 치료제에선 발암 물질이 검출돼 논란이 불거졌다. 유럽의약품안전청(EMA)은 지난 5일 중국 제약사 제지앙화하이가 만든 의약품 원료 발사르탄에서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을 발견했다. 이에 한국을 비롯해 28개 국가가 이 제품에 대한 판매 중지와 제품 회수 조치에 들어갔다. 중국에선 2016년에도 유효 기간이 지났거나 저장 방법이 잘못된 백신 8500만달러(약 960억원)어치가 수년 동안 판매된 사실이 드러났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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