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풍림피앤피·상미식품 흡수합병… 오뚜기 '일감 몰아주기' 선제 대응

입력 2018-07-17 18:25  

[ 김병근 기자 ] 식품업체 오뚜기가 계열회사인 풍림피앤피지주와 상미식품지주를 흡수합병키로 했다. ‘갓뚜기(God+오뚜기)’라는 애칭으로 불릴 만큼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와 달리 오너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를 지속하고 있다는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오뚜기는 상미식품지주를 1 대 0.86 비율로 흡수합병한다고 17일 공시했다. 상미식품지주는 식품 제조·판매 및 식품가공업을 하는 회사로 지난해 매출 594억원, 영업이익 24억원을 올렸다. 풍림피앤피지주는 1 대 0.25 비율로 합병한다.

이 회사는 열전사지와 이형지 및 연포장지 제조업체로 지난해 매출 327억원, 영업이익 25억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합병 후 소멸하며 합병기일은 9월27일이다.

흡수합병 대상인 두 회사는 지난해 매출 전부를 오뚜기, 오뚜기라면, 오뚜기제유 등 관계사와의 거래를 통해 올렸다. 오너 일가 등이 지분을 보유한 두 회사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성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던 배경이다. 오뚜기는 이 같은 내부거래 탓에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2017년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등급 평가에서 D등급을 받기도 했다. 상미식품지주는 오뚜기 창업주인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의 동생인 함창호 씨가 최대주주(지분율 46.40%)인 회사다. 오뚜기는 지분 16.60%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풍림피앤피지주는 오뚜기(39.43%)가 최대주주고 오뚜기제유(25.29%), 상미식품(14.49%)이 각각 2대, 3대 주주다.

오뚜기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은 아니다. 공정거래법상 대규모 기업집단에 속하지 않아 규제를 받지 않는다. 그러나 내부거래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자 대응에 나선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보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지배구조를 단순하고 투명하게 개선하기 위해 합병을 결의했다”며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오뚜기는 지난해에도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됐던 비상장 계열사 지분 500억원어치를 함 회장 일가로부터 사들였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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