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오는 19일부터 차례대로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잇따른 채용비리 사태에 바람 잘 날이 없었지만 내부적으로는 이익을 차곡차곡 쌓아나가며 안정적인 경영 기조를 이어갔다는 평가다.
18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8개 금융그룹의 2분기 순이익 컨센서스(예상치 평균)는 전년 대비 1.9% 늘어난 3조714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순이자마진(NIM)이 전분기 대비 1~2bp 개선되는 등 전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가 은행들의 대출 실적에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또한 금호타이어 사태가 매각으로 안정화되면서 은행별 수백억~수천억원이 잡혀 있었던 충당금 환입이 시작, 이익 개선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KB금융이 리딩뱅크의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했다. 약 9000억원대의 순이익을 올려 8800억원대의 신한지주를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의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가량 감소한 수준이지만, 이는 지난해 1860억원가량의 일회성 이익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를 제외하면 지난 몇 년간 널뛰기를 했던 판관비와 대손상각비가 지난 분기부터 안정화되며 오히려 7% 이상 순이익이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특히 비은행 분야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KB증권과 KB손해보험 등 이른바 '굴러온 돌'이 성장하면서 리딩뱅크 탈환의 첨병 역할을 한 것이다. 이 덕분에 KB금융은 지난해 3조111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신한금융을 누르고 업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호타이어 매각이 확정돼 관련 충당금 600억원이 3분기부터 순차적으로 환입된다"며 "2분기 이후에도 환입 사이클이 지속되면서 연말까지 3조원 중반대 순이익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KB금융에 1위를 내준 신한지주는 영업이익 1조1967억원, 순이익 8815억원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순이자이익과 순수수료이익이 크게 늘어나는 등 핵심 이익 성장세가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하나금융도 호실적이 기대된다.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비화폐성 외화자산 환산손실이 700억원가량 발생했음에도 6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은행 NIM이 전분기 대비 1bp 상승하면서 최근 4분기간 10bp 올랐고 순이자이익과 순수수료이익 등 핵심이익 성장세가 견조했다는 분석이다.
우리은행도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실적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자이익이 전체 이익을 견인하는 가운데 금호타이어 환입금 규모에 따라 순이익 규모가 더 크게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중 순이익 증가율이 가장 두드러져 보일 것"이라며 "다른 은행들은 지난해 일회성이익의 역기저효과가 나타나겠지만 우리은행은 오히려 회수할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기업은행은 전년 대비 9.5% 늘어난 3945억원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고 BNK금융지주(2296억원)도 실적이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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