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사흘새 거래량 2배 이상 급증…'美·日발 호재' 영향

입력 2018-07-19 14:00   수정 2018-07-19 14:02


비트코인 거래량이 3일새 2배 이상 껑충 뛰었다. 미국·일본에서 가상화폐(암호화폐)의 장·단기 전망을 밝히는 호재가 잇따른 덕이다. 가격 급등과 함께 거래량도 오르면서 하반기 상승장 전환 예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가상화폐(암호화폐) 통계 전문사이트 코인마켓캡닷컴의 자료에 따르면 비트코인 24시간 거래량은 지난 16일 28억8000만달러(약 3조2500억원)에서 19일 현재 60억9000만달러(약 6조8800억원)로 3일 만에 116% 치솟았다.

거래량 증가 최대 요인은 기관투자자들의 암호화폐 시장 진입 소식이었다. 6조2880억달러(약7094조원) 규모의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암호화폐 시장 진출을 시사했다. 골드만삭스 신임 대표로 암호화폐 옹호론자인 데이비드 솔로몬이 선출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

미국의 초대형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증권’으로 간주되는 암호화폐 상장을 허가받은 점도 기대 심리를 자극했다. 미 금융 당국의 공식 인가를 받아 암호화폐 제도권화의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해석됐다. 고객 2000만명 이상을 보유한 코인베이스는 최근 기관투자자들을 위한 전용상품을 출시하며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했다.

일본도 대형 금융그룹 SBI 홀딩스가 암호화폐 거래소 ‘VC TRADE‘를 출범해 본격 영업을 시작했다. 일본 제도권 금융기관이 암호화폐 거래소에 진출한 첫 사례다. 이에 발맞춰 일본 금융청은 암호화폐 및 핀테크(금융기술) 산업 대응을 위해 내부 체계를 전면 개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량감 있는 정치권 인사와 전문가들의 긍정적 전망도 비트코인 상승세에 불을 지폈다.

18일(현지시간) 열린 미 하원의원 청문회에서 개리 겐슬러 전 미국 상품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은 “수많은 난관이 있겠지만 암호화폐 기술의 성공을 기대한다”는 의견을 냈다. 공화당 소속 하원 농업위원회 의장인 마이클 코나웨이도 “토큰 네트워크가 더욱 발전하고 통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소속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은 “미국인들의 암호화폐 구매와 채굴을 금지시켜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개진했으나 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마크 레슬리 애비뉴 캐피탈 그룹 공동 설립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수년 이내에 4만달러(약 4500만원)를 넘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가의 대표 투자전략가 톰 리도 전날(18일) 신용카드 결제회사 마스터카드가 암호화폐 거래를 효율화하는 특허를 낸 것을 거론하며 “암호화폐 기술의 유효성을 입증하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거래량 상승에 대해 “선진국 제도권 인사들의 암호화폐 옹호 발언과 맞물려 수많은 자금 유입이 있을 것으로 투자자들이 기대한 결과”라며 “암호화폐 시장이 완전히 상승장으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상승장의 초석을 마련하는 단계라고 볼 수는 있다”고 진단했다.

김산하 한경닷컴 객원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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