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일요일인 오는 22일 오후부터 강북 옥탑방에서 '한 달 살이'를 시작한다.
박 시장은 이달 초 3선 취임 직후 "서울시장의 힘이 가장 필요한 지역으로 시장실을 옮기겠다"며 "먼저 강북에서부터 시민들과 기거하며 동고동락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서울시는 박 시장이 강북구 삼양동의 2층 옥탑방에서 다음 달 18일까지 기거하면서 현장에서 지역 문제의 해법을 찾고, 강남·북 균형발전을 모색한다고 20일 밝혔다.
박 시장이 머무는 곳은 1층짜리 단독주택 위에 얹혀 있는 2층 옥탑방으로 방 2개짜리 9평(30.24㎡) 규모다. 이곳은 우이경전철 솔샘역까지 걸어서 4분 거리에 있어 특별한 날을 제외하고는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으로 서울시청으로 출퇴근한다는 게 박 시장의 계획이다.
서울시정과 관련한 일상적인 업무는 지금처럼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본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대한 지역 주민의 삶을 가까이 느껴야 한다는 측면에서 옥탑방에 에어컨을 따로 놓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종로구 가회동 서울시장 공관을 그대로 유지하며, 한 달 살이가 끝난 뒤 공관으로 돌아간다. 부인 강난희 여사는 때때로 삼양동 옥탑방을 찾아 살림을 돌볼 예정이다.
박 시장의 보좌관들이 돌아가면서 옥탑방 살이를 함께하게 된다. 박 시장은 입주 첫날 이웃 주민들과 인사를 하고, 다음 날에는 주민들과 아침 식사를 한 뒤 북한산 둘레길을 살펴본다.
그는 출퇴근을 전후로 동네에서 주민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수시로 주민모임을 찾아가기로 했다. 삼양동은 주거환경과 기반시설 개선이 필요하고, 다른 지역에 비해 복지 수요가 높은 곳이다. 강북구 지역 현안과 관련된 현장도 찾는다.
박 시장은 여름 휴가도 강북 '한 달 살이'가 끝난 이후 가기로 했다.
서울시는 "민선 5·6기 때 운영한 '현장 시장실'이 숙원·시책사업 현장을 직접 방문해 현안을 해결하는 식이었다면, 이번 강북구 한 달 거주를 통해선 더욱 긴 호흡으로 주민과 생활을 공유하게 된다"며 작지만 피부에 와 닿는 변화를 만드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박 시장의 강북 한 달 살이를 통해 수렴한 주민 의견을 정책에 담아낸다는 계획이다.
박 시장은 "책상 위 보고서는 2차원의 현실밖에 보여주지 못하지만, 시민 삶은 3차원"이라며 "직접 시민 삶으로 들어가 동고동락하면서 무엇이 불편하고 무엇을 개선해야 할지 스스로 발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접근이기에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지만 지금 시민 삶의 현장은 특단의 대책을 동원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절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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