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5년째 빗나간 기상청의 여름 예보

입력 2018-07-22 18:00  

박진우 지식사회부 기자 jwp29@hankyung.com


[ 박진우 기자 ] “7월 전반엔 다소 많은 비가 내리고, 후반엔 확장하는 북태평양 영향권에 들어 덥겠다.”

기상청은 매년 5월부터 여름(6~8월) 기상 전망을 한다. 폭염이나 장마로 많은 재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데다 일선 공장 등 산업체에서도 재난에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기상청 여름 날씨 전망은 5년째 똑같았다. 7월 전반엔 장마가 오고 후반엔 무더위가 찾아온다는 내용이다. 확률로 예측 결과를 나타내는 기상청 모델 분석 결과도 마찬가지다.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겠음. 평년과 비슷하겠음’이라는 예측이 5년 동안 반복됐다. 강수량도 비슷하거나 조금 적겠다는 전망이 전부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기 전망이라서 경향성만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예보 성과는 어땠을까. 열대야 일수로 보면 지난 30년간 역대 2~5위가 최근 8년 안에 모여 있을 정도로 더위가 지속됐다.

올해 기상 전망에선 “과거엔 장마가 6월24~25일 시작해 7월24~25일 종료됐다”며 7월 넷째 주는 돼야 장마가 끝날 것으로 시사했다. 하지만 올해 장마는 지난 11일 끝났다. 평년보다 2주 이상 앞서고, 역대 가장 빠른 날짜에 끝난 셈이다. 당초 7월 전반에 다소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지만 1~2일 폭우가 내린 이후 비는 오지 않았다. 기상청은 최근에 와서야 8월 중순까지 폭염과 무더위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장마 종료일을 가늠하는 기준이 되는 ‘평년’은 1981~2010년이다. 이후 8년간의 데이터는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월평균 기온이 평년과 비슷할 것이라던 2016년엔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월평균 기온이 나타났다. 그해 당시 8월 전망으로 비가 많이 올 것이라고 예측(266.0㎜)했으나 한 달 내내 내린 비는 76.2㎜에 그쳤다. 지난해에도 열대야 일수로 볼 때 네 번째로 많고, 1973년 이후 11번째로 높은 평균 기온을 나타냈지만 ‘평년과 비슷하다’는 예측이 나왔다. 이렇게 매년 틀린 예보를 반복하는 동안 기상청에서 중장기 예보를 담당하는 기후과학국 내 기후변화과학프로그램에 들이는 예산은 지난 5년간 90% 넘게 늘었다. 여기에 투입된 예산은 지난 5년간 1084억원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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