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기무사 계엄 문건' 아찔" vs 한국당 "예단 삼가고 객관적 수사해야"

입력 2018-07-23 10:25   수정 2018-07-23 10:25



국회 국방위원회는 23일 박근혜 정부 당시 국군기무사령부가 작성한 계엄 검토 문건을 국회에 제출해달라고 청와대에 요청하기로 했다.

국방위가 제출을 요청한 문건은 청와대가 지난 20일 전격 공개한 기무사의 '대비계획 세부자료'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무사 문건이 단순 검토 차원 수준이 아니었다는 것이 문건 추가 공개로 밝혀졌다"며 "지난 20일 청와대가 공개한 세부 계획과 방안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단계별 계획 위수령 계엄 선포 시행' 등의 제목 아래 총 67쪽에 달하는 자료에는 단순 검토 문건이라는 해명을 무색하게 하는 구체 실행계획이 적시돼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상계엄 선포문에는 언론 통제와 인터넷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차단 방안은 물론 야당의원의 체포 계획까지 수립됐다. 탱크와 장갑차, 특전사를 내세워 시위 진압한다고 하니 정말 아찔한 일"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계엄령 수사 시작에 대해 " 감정 과열을 경계해야 한다. 수사가 이제 시작됐을 뿐이니, 단정하지 말고 기다려보자"는 입장을 밝혔다.




홍지만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조사의 초점은 문건의 작성 동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홍 대변인은 "군이 나라를 뒤집는 사태를 조장하기 위해 몰래 그런 계획을 만들었다면 관련자는 내란 음모에 따라 엄벌에 처해져야 마땅하다. 특히 문서엔 국회장악 시도가 담겨 있다는데 이 점도 정밀 조사해야 한다. 계엄법 11조에 따르면 국회는 계엄 해제를 요구할 수 있는데, 이를 원천 방해하는 것은 국회 부정을 넘어 불법이며 나아가 국헌 문란이기 때문이다. 언론을 장악하려 했는지도 조사대상이다"라면서 "그러나 헌재 결정을 이유로 나라가 위기로 치닫게 될 가능성을 실제로 우려하고 ‘그런 상태가 된다면’이란 전제 아래 취한 조치라면 문서 자체와 그에 담긴 국회 대책 등의 성격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와대도 빨리 문서 전체 공개를 결정해 찔끔 공개가 야기하는 정치적 논란을 가라앉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정부 기무사가 작성한 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 문건에는 계엄해제를 막기 위해 당시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을 계엄해제 국회 의결과정에 불참시키는 한편 국정원 2차장이 계엄사령관을 보좌하게 해 국정원을 통제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고 밝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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