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연금술사' 노회찬이 정치권에 남긴 '어록' 재조명

입력 2018-07-23 16:14  

소수자와 약자, 노동자에 대한 연민 남달라



이른바 '언어의 연금술사'로 불리며 생전 시원하면서도 재치있고 논리적인 입담으로 큰 사랑을 받은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어록'이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17대 총선 당시 한 방송사 토론회에서 "50년 동안 한 판에서 계속 삼겹살을 구워 먹어 판이 새까맣게 됐으니 삼겹살 판을 갈아야 한다"고 '판갈이론'을 펼쳐 일약 스타 정치인 반열에 올랐다.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당선해 국회에 입성한 뒤 법제사법위원회 첫 국감에 임해선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고 하는데 1만명만 평등한 것 아닌가"라고 사법부를 질타해 눈길을 끌었다.

비슷한 시기 여의도 정치권에서 종북(從北) 논란이 일자 "원조 종북이라면 박정희 장군"이라며 새누리당에 맞불을 놓기도 했다.

노 원내대표는 2013년 '삼성 X파일' 사건 폭로로 대법원에서 징역형 확정 판결을 받은 직후 "폐암 환자를 수술한다더니 폐는 그냥 두고 멀쩡한 위를 들어낸 의료사고와 무엇이 다른가"라고 개탄했다.

지난 2016년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불법 모금 의혹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은 죄의식 없는 확신범"이라고 꼬집어 여당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그러나 이후 확인된 현실은 그의 소신 발언 대부분이 사실에 부합하는 것임이 드러났다.

지난해 신년 연설에서는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는 20~30년 간 켜켜이 쌓인 문제가 터져 국민이 분노한 것"이라며 "여기까지 타고 온 1987년식 낡은 자동차를 이제는 새 자동차로 바꿀 때가 됐다"고 역설했다.

지난 대선 당시 "요즘 국민은 심마니가 산속에서 귀한 산삼을 찾은 듯 '심봤다'고 외친다"며 같은 당 심상정 후보 지지 유세에 에너지를 쏟았다.

하지만 노 원내대표가 독설만 내뱉은 건 아니다. 주변의 소수자와 약자, 노동자에 대한 남다른 연민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하루 앞두고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쓴 조남구 작가, 동료 당직자와 보좌진, 국회 여성 청소 노동자, 국회 여성 기자들에게 장미꽃 260송이를 선물했다.

2005년부터 매년 같은 이벤트를 해온 그는 "권력의 힘으로 강제된 성적 억압과 착취과 침묵과 굴종의 세월을 헤치고 터져 나오는 현실을 보며, 부끄러운 마음을 감추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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