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2' '타짜3'… 한국영화계도 속편·시리즈 시대 열렸다

입력 2018-07-24 17:15   수정 2018-08-01 18:29

할리우드 마블 영화 벤치마킹하는 한국 제작사

다음달 1일 개봉 '신과 함께2'
관객수 그대로 수익에 직결
역대 최대 800억 순익 예상

'타짜3' 내년 설 연휴 개봉
'청년경찰' '범죄도시' 등도
속편 개발 적극 검토하기로

시리즈는 마케팅비 줄여
다른 장르 콘텐츠로도 확장



[ 유재혁 기자 ]
저승 삼차사(하정우, 주지훈, 김향기 분)가 저승법상 소멸시켜야 하는 원귀 수홍(김동욱)을 환생시키려 하자, 염라대왕(이정재)은 성주신(마동석)이 보호하고 있는 한 노인을 저승으로 데려오는 조건으로 허락한다. 삼차사는 성주신이 1000년 전 저승차사였다는 것을 밝혀내면서 자신들의 과거와도 얽혀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다음달 1일 개봉하는 김용화 감독의 판타지 영화 ‘신과 함께: 인과 연’(2편)이 24일 첫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평면적인 구성의 첫 편보다 드라마틱해지면서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중론이다. 이 영화의 주요 투자사인 유니온투자파트너스 관계자는 “첫 편에서 투자비를 전액 회수한 만큼 이번 속편은 관객 수가 모두 순수익으로 직결된다”며 “투자배급사 측이 두 편으로 극장에서 번 순수익 규모가 역대 최대인 800억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과 함께’ 1, 2편의 총제작비는 380억원으로 손익분기점이 1100만 명 수준이다. 첫 편은 1441만 명을 모았고, 속편도 전편과 비슷한 흥행 패턴을 보일 것이란 계산이다. 배급사인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신과 함께’를 기폭제로 한국 영화계에 속편 및 시리즈, 즉 프랜차이즈 시대가 열렸다”며 “주요 영화사들이 기획 개발에 본격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신과 함께’ 3, 4편도 개발 착수

제작사 덱스터는 ‘신과 함께’ 3, 4편 개발과 드라마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컬처웍스는 ‘타짜3’를 내년 설 연휴에 개봉할 계획이다. 지난해 흥행에 성공한 ‘청년경찰’ ‘범죄도시’ 등의 제작사들도 속편 개발 여부를 검토 중이다. 영화사들은 기존 시리즈물을 확장하는 것 외에 과거 성공작 중 시리즈화할 수 있는 것들도 찾고 있다. ‘신과 함께’가 웹툰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됐다는 점에서 소설과 웹툰 등의 지식재산권(IP)을 적극 확보하기로 했다.

올해 선보인 시리즈 영화들이 흥행에 모두 성공한 점도 이런 분위기에 일조했다. 상영 중인 ‘마녀’가 300만 명을 돌파했고, ‘탐정: 리턴즈’는 314만 명,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은 244만 명을 모았다.

◆美 마블, 프랜차이즈물로 19조원 벌어

할리우드 메이저들은 프랜차이즈 영화들을 갈수록 늘리고 있다. 디즈니의 마블스튜디오는 2008년부터 10년간 20편의 프랜차이즈 히어로물을 내놔 극장 흥행수익만 172억달러(약 19조4000억원)를 벌었다.

한국에서는 총관객 수 1억 명을 돌파했다. 편당 전 세계 평균 수익은 1조원, 한국 관객은 평균 500만 명을 기록한 셈이다.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토르’ ‘닥터 스트레인지’ ‘앤트맨’ 등 각 시리즈가 서로 약간씩 연결된 스토리를 지녔고 ‘어벤져스’에서는 이들이 총출연해 흥행파워를 강화했다.

◆시리즈물은 마케팅비 대폭 줄여

시리즈 영화들은 초기에 인지도와 선호도를 확보하고 있어 마케팅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후속작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태에서 개봉해 매출과 수익구조가 안정적일 수 있다. 속편이 개봉할 때는 전작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부가판권 매출도 늘어난다.

특히 강력한 브랜드파워를 바탕으로 다양한 파생상품을 만들 수 있다. 캐릭터 사업을 활발하게 펼칠 수 있고 드라마, 애니메이션, 뮤지컬 등 다른 플랫폼용 콘텐츠로도 변주할 수 있다. ‘수상한 그녀’는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현지어 버전으로 제작됐다. 마블의 영화 속에서 안보기관으로 나온 ‘쉴드’는 드라마 시리즈로 제작됐다. 넷플릭스는 실패한 히어로영화 ‘데어 데블’을 드라마 시리즈로 제작해 성공했다. 프랜차이즈 영화들은 IP의 생명력을 꾸준히 연장시키면서 부가가치 창출을 극대화한다는 분석이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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