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입씨름 '학습효과'
일부선 "유가 요동" 반론
[ 추가영 기자 ] 5000만 명을 웃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팔로어는 계속 늘고 있지만, 트윗 영향력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지목해 “절대로 다시는 미국을 위협하지 말라”는 경고 트윗을 보냈는데도 국제 원유시장은 비교적 무덤덤했다고 미 CNBC 방송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위스 자산운용사인 UBS의 폴 도노반 글로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란에 대한 트윗은 심각한 것일 수 있지만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온라인 활동을 못 본 체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에 대한 트럼프의 트윗이 나오자 브렌트유 가격이 한때 2% 급등하며 배럴당 74.41달러를 찍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73달러대로 안정됐다. “사자의 꼬리를 건드리지 말라”는 로하니 대통령의 연설에 대한 대응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문장 전체를 대문자로 쓰면서 분노를 여과 없이 드러낸 트윗에 비해선 시장 반응이 무덤덤했다는 평가다.
이날 미국 증시 역시 개장가가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뉴욕타임스가 로하니 대통령에 대한 트윗을 지난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겨냥했던 ‘화염과 분노’를 연상시킨다고 평가한 것에 비하면 매우 차분한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북한을 향해 ‘화염과 분노’를 언급했을 당시엔 사흘 만에 전 세계 시가총액 1700조원(1.8%)이 사라졌다.
도노반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위협하는 트윗을 쏟아냈지만 북한이 여전히 핵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 시장은 트럼프 트윗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기조에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지만 시장은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바뀌진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쏟아내는 발언이 영향력을 잃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유가가 롤러코스터를 탔다”고 전했다. 보는 관점에 따라선 달리 해석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제프 베저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와 그가 소유한 신문사인 워싱턴포스트를 비난하는 트윗을 날리자 아마존에 대한 반독점 규제 우려가 커지면서 아마존 주가가 2%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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