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황현택 루트로닉 사장 "그동안 내실 집중, 이제 외형 성장 시작"

입력 2018-07-25 11:22  



"지난해는 우리의 다음 단계를 위한 내실 다지기가 우선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집중한 것은 품질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기 위한 준비였죠. 이를 위해 사람과 설비에 대한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이제 그 결실들을 하나씩 수확할 때입니다."

황현택 루트로닉 사장(사진)은 25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취임 후 진행한 첫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루트로닉이 나아갈 방향과 전략에 대한 밑그림을 공개했다.

지난해 4월 최고업무집행책임자(COO)로 취임한 황 사장은 대웅제약 계열사인 대웅개발의 대표이사, 현대그룹의 계열사인 현대투자네트워크 사장 등을 역임했다. 조직 정비 및 인수합병(M&A) 전문가란 평가를 받고 있다.

루트로닉은 그의 취임을 기점으로 내부 시스템 정비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품질 강화와 생산능력 증가에 힘쓰는 동시에 마케팅과 영업 인력도 충원했다.

특히 황해령 회장의 주도 아래 지난해부터 해외 법인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개편이 마무리된 미국 법인은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62% 증가했다. 중국 법인은 2분기에 개편이 완료됐고, 3분기에는 독일 법인의 개편이 예정돼 있다. 중국과 미국에서도 개편의 가시적 성과가 하반기부터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 사장은 현재 진행 중인 M&A에 대해 "M&A는 우리의 성장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는 대상과 해야 한다"며 "2016년 이후 루트로닉은 성장을 위한 기반을 더 견고하게 구축했고, 우리는 현재 더 유리한 거래를 위한 조건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가치에 반하는 형식적인 M&A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망막병증 치료 레이저 의료기기인 '알젠'의 사업 현황도 공유했다. 알젠은 미국과 유럽, 한국 허가를 모두 획득했다.

그는 "알젠은 황반 관련 질환을 치료하는 선구적 치료술"이라며 "최근 오랜 노력 끝에 제한적의료기술 제도를 통해 중심성장액맥락망막병증(CSC) 환자를 대상으로 비급여 시술이 가능해져 제도적 혜택을 받았다"고 했다.

정부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의료기기 규제 완화 노력도 알젠의 상용화에 긍정적일 것으로 봤다. 황 사장은 "정부의 의료기기 규제혁신 및 산업육성 방안을 활용해 건성 황반변성에 대한 조기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며 "기존에 허가받은 질환들보다 시장 진입에 있어 효과적인 정책적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루트로닉은 알젠과 관련해 건성 황반변성에 대한 글로벌 임상을 준비 중이다. 미국과 유럽, 한국에서 진행해 2023년 임상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노인성 황반변성을 가진 20명을 대상으로 한 국내 탐색임상(Pilot Study)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기 때문에 긍정적인 성과를 기대 중이다.

황 사장은 "현재 공식적인 치료술이 없는 건성 황반변성은 실명을 초래하는 후기 노인성 황반변성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알젠 치료술은 후기 노인성 황반변성을 예방하는 치료 혜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표 레이저 의료기기 업체인 루트로닉은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85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중 70%가 해외에서 발생했다. 매출의 15%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며 사업 영역을 피부성형에서 안과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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