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변신'하는 빙과류

입력 2018-07-25 17:34  

음료수가 쭈쭈바 되고
콘 아이스크림이 아이스바로

기온별로 인기 제품 달라
빙과 소비 줄자 제품 다변화



[ 안효주 기자 ]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음료수와 아이스크림이 ‘변신’하고 있다. 음료수였던 제품이 빙과류로 탈바꿈하거나 콘 아이스크림 제품이 바 형태의 빙과로 출시되고 있다. 여름철 최고 기온에 따라 인기있는 제품 형태가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 식품업계는 신제품을 줄줄이 내놓는 추세다.

롯데푸드는 우유 탄산음료 ‘밀키스’를 튜브형 아이스크림(쭈쭈바)으로 재해석한 ‘밀키스 튜브’를 출시했다. 지난 4월 선보인 밀키스바가 인기를 끌자 추가로 개발한 것. 밀키스바는 밀키스를 아이스바로 제조한 제품으로 지난달 판매량만 150만 개에 달했다.

여름에 녹기 쉬운 초콜릿도 빙과 형태로 등장했다. 롯데제과는 장수 초콜릿 브랜드 ‘가나초콜릿’을 ‘가나 비얀코’ ‘가나초코아이스’ ‘가나초키초키’ 등 빙과에 도입한 신제품을 내놨다. 죠스바와 스크류바, 수박바 등 아이스바로만 선보이던 빙과류도 컵이나 치어팩 형태로 바꿔 출시하고 있다. 롯데제과 측은 “지난해부터 장수 아이스크림 제품을 새로운 포장 형태에 담는 등 맛과 형태를 바꿔 선보이고 있다”며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5% 증가했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태제과도 국내 최초 콘 아이스크림인 ‘부라보콘’을 아이스바 형태로 만든 ‘부라보바’를 선보였다.

이 같은 변신은 ‘임계 온도’에 따른 마케팅 전략이다. 임계 온도란 특정 상품의 판매량이 급격히 늘거나 줄어드는 시점의 온도를 뜻한다. 사이다 환타 같은 탄산음료는 기온이 24도를 넘어서면서 매출이 급증한다. 아이스크림 중 바류 제품은 27도, 얼음 함량이 높은 쭈쭈바는 31도부터 매출이 뛰어오른다.

콘류 아이스크림 등 유지방을 함유한 제품은 15도가 넘어가면 매출이 17% 늘어나며, 25도에서 30도 구간에서는 36%가 더 팔린다. 30도가 넘어가면 판매량이 줄어든다. 이때부터 소비자는 수분량이 많은 빙과류를 더 찾기 때문이다. 올해 유난히 더운 여름도 이 같은 변신을 부추기고 있다.

국내 아이스크림 소비가 갈수록 줄어들자 업계는 제품 다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국내 아이스크림 소매시장 규모는 2015년 2조원을 웃돌았지만 지난해 16.6% 줄어든 1조6837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이스크림을 대신할 커피 등 음료 제품이 다양해지고, 고급 아이스크림 전문점이 생기면서 소매점 매출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품 연구개발(R&D) 없이 당장의 매출 올리기에만 급급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신제품 개발은 뒷전이고 과거 히트 상품만 ‘재탕’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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