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강점 분석 -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신한지주는 은행, 카드, 증권, 생명, 자산운용 등을 아우르는 국내 대표 금융그룹의 지주회사다. 모태는 신한은행으로, 1200여 명의 재일동포가 출자해 설립했다. 신한은행은 1980년대 초 정부의 해외 자본 유치 일환으로 한미은행(현 씨티은행)과 같이 은행업 인가를 받은 후발주자다. 하지만 탄탄한 주주 구성을 바탕으로 외부 압력에서 벗어났다. 안정된 지배구조 아래 영업 중심 경영과 적절한 직원 보상, 철저한 리스크 관리, 새로운 서비스 도입 등으로 은행업 혁신의 모범이 되며 빠르게 성장해 왔다.
신한은행은 국내 금융권 인수합병(M&A) 역사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1990년대 말 동화은행을 P&A(자산부채이전) 방식으로 인수했다. 2001년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한 이후에는 굿모닝증권, 조흥은행, LG카드 등을 차례로 인수하면서 국내 최대 금융그룹 중 하나로 도약했다.
신한지주는 사업 구조가 다른 금융그룹 지주사보다 다각화돼 있다. 올해 1분기 비(非)은행 부문 이익 비중은 33%를 기록했다. 업계 최고 수준이다.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와 증권업계 수위권인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신한캐피탈이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통해 은행, 증권, 캐피털의 이익이 증가하고 있다.
신한지주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총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순영업수익은 작년(8조6400억원)보다 8%가량 늘어난 9조366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지주는 2016년 9월 500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신한금융투자를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발돋움시켰다. 지난해 7월에는 기존 은행, 증권 중심의 CIB(기업금융 기반 투자은행) 부문을 생명, 캐피털까지 포괄하는 GIB(group&global investment banking)로 확대 개편했다. 올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SK텔레콤 인수금융, 경기 판교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등 규모가 큰 거래를 따냈다. 올해 GIB 부문 수익은 작년보다 40%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지주는 지난 1월 GMS(global market&securities) 부문을 신설했다. 지주, 은행, 증권, 생명 등 4개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46조원의 고유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다. 체계적 시스템 도입과 명확한 전략 목표 설정으로 올 상반기 신한지주의 비은행 순이익 및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24%와 17% 증가했다.
신한지주는 ‘글로컬라이제이션(세계화+현지화)’ 전략을 토대로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은 현지화나 실적 측면에서 가장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작년 ANZ베트남 리테일 부문 인수를 통해 베트남 내 외국계 은행 중 1위에 올라섰다. 작년 순이익은 5680만달러다.
일본 현지법인인 SBJ은행은 일본 내 소매금융 사업을 하는 유일한 외국계 은행이다. 작년 순이익은 689억원이다. 오랜 기간에 걸쳐 차별화된 현지 전략과 발빠른 M&A를 한 덕분에 상반기 신한은행 수익에서 국외 점포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13%까지 늘어났다.
신한지주는 혁신 전략 중 하나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내세우고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디지털이 주도하는 사회 변화에 맞는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외부와 적극 협업하는 것이다. 신한지주는 이를 위해 그룹 내 최고디지털책임자(CDO) 자리를 신설하고, 새로운 뱅킹 플랫폼인 ‘쏠(Sol)’과 핀테크 기업을 지원하는 ‘신한퓨처스랩’을 도입했다.
올 상반기 신한지주 순이익은 1조8000억원으로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작년 상반기 순이익보다 21% 늘어났다. 하반기에도 은행의 양호한 자산건전성과 대출 성장세, 글로벌 부문 수익 증가, 증권·캐피털 등 비은행 부문 호조 등으로 높은 이익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지주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는 3조4000억원,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7%다. 향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추가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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