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고객 모시기' 경쟁… 이자 제일 싼 곳은 국민銀

입력 2018-07-27 17:45  

지난달 5개 은행 잔액규모 55조
작년보다 43%↑…다양한 상품 출시

주거래은행서 신청하는게 유리
급여이체·적금가입 땐 우대금리
직장인은 온라인 전용상품 추천



[ 정지은 기자 ]
은행권 전세자금대출이 새로운 대출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세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전세 수요가 증가한 데다 금리나 대출 한도에서 경쟁력을 갖춘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이후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된 점도 자금 조달의 대안인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고 있다.

◆전세자금대출 문의 갈수록 늘어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KEB하나·농협 등 5대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규모는 지난달 말 55조437억원에 달했다. 지난 5월보다는 1조3490억원(2.51%),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38조2763억원(43.8%) 증가한 수준이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은행들은 다양한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4~5년 전까지만 해도 전세자금대출 상품은 은행마다 하나씩만 운용하는 편이었지만 요즘은 세입자 소득수준 등을 차등 적용한 여러 상품을 판매 중”이라며 “금리 조건도 과거보다 좋아져 이를 활용할 만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름 방학 이사철을 맞아 은행마다 관련 문의도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전세자금대출을 고려할 때 곧장 은행에 문의하기보다는 자격 요건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게 금융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살펴봐야 할 자격 조건은 보증금액 규모, 대출한도, 연소득 등 크게 세 가지를 꼽았다. 자신이 정부가 지원해주는 정책상품의 이용 대상인지부터 살핀 뒤 은행 전세자금대출을 고려하는 게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정책상품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고 중도상환수수료도 면제될 수 있어서다.

◆은행마다 금리·한도 천차만별

전세자금대출을 받는다면 은행 및 상품별 특징을 꼼꼼히 살펴보고 자신의 상황에 가장 적합한 것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 은행마다 금리나 조건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27일 기준 정부의 소외계층 지원 상품을 제외한 전세자금대출 상품(변동금리) 중 최저금리가 가장 낮은 은행은 국민은행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의 ‘KB주택전세자금대출’은 연 2.77%다. 최저금리는 월급 이체, 카드 사용 등 이자율 우대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받을 수 있다.

그 다음으로 최저금리가 낮은 상품은 수협은행의 ‘Sh전세보증대출’(연 2.8%), 농협은행의 ‘채움전세우대론’(연 2.86%)으로 꼽혔다. 이들 3개 상품의 대출한도는 2억2200만원씩이다.

최저금리가 가장 높은 전세자금대출 상품은 전북은행의 ‘베스트 전세자금대출’이었다. 이 상품의 최저금리는 연 3.92%로 5억원까지 빌릴 수 있다. 이어 KEB하나은행의 ‘우량주택전세론(연 3.73%)’이 두 번째로 높았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전세자금대출은 주거래은행에 신청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며 “급여이체, 신용카드 보유, 적금 가입 등 항목마다 우대금리를 적용해주는 은행이 많다”고 말했다. 또 전산으로 소득을 증명할 수 있는 직장인(3개월 이상 재직)이라면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한 전세자금 대출을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다. 인터넷이나 모바일 전용 상품은 창구에서 가입할 때보다 이자율이 낮아질 수 있어서다.

금융계에선 당분간 전세자금대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은행권에 새로운 대출지표인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이 시범 도입되면서 대출이 한층 까다로워졌지만 전세자금대출은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다. DSR은 1년간 갚아야 할 모든 대출의 원리금을 연간소득으로 나눈 비율이다. 현재 은행권에선 DSR이 150~200%를 넘으면 대출이 거절된다. 전세자금대출은 DSR 산정 때 원금은 빼고 이자만 반영한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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