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더는 감당 못해"… 종로 생고깃집, 알바 6명→1명으로 줄여

입력 2018-07-29 18:16  

2018 자영업 리포트
(1) 몰락하는 자영업…종각 '젊음의 거리' 가보니

식당 18곳중 13곳 알바 줄여

불황에 최저임금 폭탄 겹쳐
매출·직원수 평균 30% 감소
사장이 일 더하고 문 일찍 닫아

"요즘처럼 어려운 적 없어"
20년 해장국집 "노력해도
적자 수렁…폐업합니다"



[ 이우상/구은서/성수영/안효주 기자 ]
“아르바이트를 안 쓰고 싶어서 안 쓰나요. 매출이 고꾸라지니 알바를 쓰고 싶어도 쓸 수가 없죠.”

지난 27일 기자가 찾은 서울 종로 ‘젊음의 거리’. 학원이 밀집해 유동 인구가 많은 만큼 서울 강북에서는 활발한 상권이 형성된 지역이다. 청계천 방향에서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임대 문의’라고 붙은 공실부터 눈에 띄었다. 2층 규모 고깃집을 운영하는 사장 최모씨(38)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30% 가까이 줄었다고 울상이었다. 매출은 상승 기미가 없는데 인건비는 뛰어오르니 그대로는 버틸 재간이 없다고 했다. 평일 주말 상관없이 7명을 쓰던 알바생을 평일에는 4명, 주말에는 5명으로 줄였다. 새벽 5시에 마치던 영업시간도 단축했다. 이젠 밤 12시만 되면 칼같이 문을 닫는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그는 “우리 가게뿐 아니라 여기에서 장사하는 곳 치고 알바생을 줄이지 않은 곳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인 혼자 3시간 더 일하기도

한국경제신문이 젊음의 거리 중심 상권에서 비교적 인기가 높은 식당 18곳을 방문한 결과 13곳은 최근 1년 새 고용 인원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생고기구이집으로 이름난 O식당은 올해 최저임금이 한꺼번에 16.4% 인상된 이후 직원 6명 중 1명만 남겨놓았다. 나머지 5명에게는 “월급 주기가 빠듯하다”며 눈물의 해고 통지서를 보냈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등으로 인근 회사에서 회식자리가 줄어들자 손님들 발길도 끊겼기 때문이다. 66㎡ 남짓한 매장의 월세 비용 800만원도 제때 낼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주인은 “밤에는 직원 한 명과 같이 일하고 낮에는 혼자 일하며 버틴다”며 “적자를 보면서 장사할 바엔 남은 직원도 정리하고, 차라리 (사업을) 접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B왕소금구이집은 올 들어 종업원 10명 중 5명을, C포장마차는 6명 중 2명을 내보냈다. P고깃집은 3명 중 2명을 내보내는 대신 식당 주인의 딸을 종업원으로 일하게 하고 있다. K주점은 종업원 5명 중 2명을 내보내면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폐점시간도 새벽 5시에서 3시로 앞당겼다.

고용인원 수 변화가 없는 5곳 중 2곳도 영업시간을 단축하거나 종업원 근무시간을 줄였다. Q닭칼국수집은 종업원을 밤 12시 전에 퇴근시키고 새벽 3시까지는 주인 혼자 운영하고 있다. 이 식당 주인은 “종업원을 줄이지 않고 늘어난 인건비를 감당하려니 혼자서 일을 더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외식업체 77.5%, “경영 악화”

이 같은 어려움은 젊음의 거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산하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지난 3월 전국 외식업체 300개소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업체(285개소)의 평균 종업원 수는 지난해 2.9명에서 올해 2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수를 평균 30% 이상 줄인 셈이다. 응답업체 중 77.5%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영이 악화됐다”고 답해 최저임금 인상이 인원 감축의 주요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폐업도 급증하고 있다. 서울 장사동 먹거리 골목에서 20년 넘게 해장국집을 운영한 이충우 사장은 최근 건물 주인에게 폐업 의사를 알렸다. 이 사장은 “식재료 배달료를 아끼기 위해 매일 새벽 5시에 경동시장에 직접 가는 등 비용절감을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하는데도 적자가 난다”며 “일을 도와주던 아내도 허리를 다쳐 더 이상 가게 운영이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내 평생 이렇게 어려웠던 적은 처음”이라고 털어놨다.

◆대출로 적자 메워

지방 사정은 더욱 안 좋다. 한국경제신문이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정보공개를 요청해 얻은 ‘자영업자 현장점검 결과보고서’를 보면 지역 자영업자들은 ‘밑바닥 경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충북 청주 성안길의 한 자영업자는 “매출은 작년 대비 30~50% 감소했는데 최저임금 인상 등 고정비용 상승으로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자영업자들이 50대 이상이어서 다른 일자리를 찾기도 힘들다”며 “대부분 대출로 적자를 메우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우상/구은서/성수영/안효주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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