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기금수탁자책임에 관한 원칙(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안'을 30일 의결했다. '경영참여'는 배제키로 했지만 국민연금 최고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의결하는 경우에는 가능하도록 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6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오늘 여러 개의 큰 쟁점이 있었는데, 어느 하나 표결하지 않고 하나하나 다 합의를 보는 방식으로 정부의 원안에 가까운 내용으로 모두 통과됐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향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따른 각종 준비 절차를 거쳐 오는 2019년 하반기 이후로 본격적인 시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오늘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선언했고 이것은 원칙일 뿐인 만큼 실질적으로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며 "되도록 빨리 시행하는 방향이 좋겠지만 전반적으로 1년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신중하게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당초 '연금사회주의', '경영간섭' 논란을 피하기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 첫 도입에서는 경영참여를 배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 과정에서 기금운용위원들 간 이견이 발생, 최종안 의결에 진통을 겪었지만 결국 원안대로 경영참여를 배제하기로 했다.
다만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기업 경영가치의 훼손 및 사회적 여론이 형성되는 특별한 사안에 대해서는 의결을 통해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가 가능하게 했다. 박 장관은 "노동계에서 기금운용위원회에서 특별 의결을 통해 경영참여를 일부 가능하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그 부분을 사용자 측에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경영참여가 가능한 특별한 사안의 기준에 대해서는 "주관적인 판단이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도 "한두 명의 주관적인 판단이 아닌 운용위원회 전체가 모여 심도깊은 토론을 거쳐 경영참여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섰을 때 의결을 통해 아주 제한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영참여에 따른 수익성 훼손 우려와 관련해서는 "수익성을 1차 목적으로 하고 있는 기금운용위원회가 국민연금의 수익성을 반하거나 저해하는 방향으로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은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자산운용사에 대한 의결권 위임은 위임을 하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서 결정된 주요사안에 대해서만 위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ks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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