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가영 기자 ] 파키스탄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역대 최대 규모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르헨티나가 지난달 IMF에서 500억달러를 지원받는 등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파키스탄도 외환위기에 처한 것이다.
FT는 파키스탄 고위 관리를 인용해 파키스탄 정부에 100억~120억달러(약 11조~13조원)의 차관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파키스탄은 2013년 IMF로부터 53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은 것을 포함해 1980년대 말부터 12차례나 IMF 지원을 받았다. 이번에 100억~120억달러를 받으면 2008년 받은 76억달러를 넘어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25일 총선에서 승리한 임란 칸 파키스탄 정의운동당(PTI) 대표는 총리 취임 후 구제금융 신청 계획을 보고받을 예정이다. 파키스탄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말 201억달러에서 지난 20일 157억달러로 급격히 줄었다. 유가 상승으로 수입품 가격이 올랐고 수출도 부진한 탓이라고 FT는 전했다.
파키스탄 중앙은행은 지난해 12월 이후 루피화 가치를 네 차례에 걸쳐 20% 넘게 절하했다. 하지만 올 들어 파키스탄 경상수지 적자는 지난달까지 180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2% 늘었다.
파키스탄이 부채위기에 몰린 것은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참여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키스탄이 지난해 중국 은행들로부터 빌린 돈은 50억달러가 넘는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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