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중형세단 8년 만의 반등 이끈 K3

입력 2018-07-30 18:03  

신차 4대 중 1대가 준중형세단
2009~2010년 전성시대 누렸지만
소득 늘고 SUV 대중화에
점유율 매년 뚝뚝…작년 11%대

K3, 경차급 연비 앞세워 반격
작년 상반기보다 판매 75% ↑
친환경 아이오닉·볼트도 힘 보태



[ 도병욱 기자 ]
배기량 1600㏄급 준중형 세단 시장이 8년 만에 살아나고 있다. 한때 국내 자동차 시장을 주름잡았던 준중형 세단 판매량은 7년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지만, 올 들어 증가세로 돌아서는 모양새다. 기아자동차의 신형 K3와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한국GM 볼트 등 친환경 모델이 ‘1등 공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잘나가는 준중형 세단

3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 국산 준중형 세단(해치백 포함)은 7만8686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7만3632대)에 비해 6.9% 늘었다. 국산 승용차 판매량(63만925대)의 12.5%를 차지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서 준중형 세단이 연간 16만 대 가까이 팔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지난해 준중형 세단 판매량은 14만7651대였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인기를 끌면서 경형, 중형, 준대형 등 대부분 차급의 세단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준중형만 선전하고 있다.

준중형 세단의 전성기는 2009~2010년이었다. 2010년에는 28만5203대가 팔려 국산 승용차 시장의 23.4%를 차지했다. 당시엔 ‘국민차’로 불리던 현대차 아반떼가 시장을 주도했다. 이후 판매량이 매년 떨어져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11.6%까지 내려왔다. 국민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소비자가 준중형보다는 중형 또는 준대형 세단을 선호하게 됐기 때문이다. 소형 SUV의 등장도 준중형 세단의 입지를 좁힌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상반기는 K3, 하반기는 아반떼

기아차 K3는 올 상반기에 2만4679대가 팔렸다. 판매 대수를 기준으로 하면 아반떼(3만5803대)에 밀렸지만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을 놓고 보면 아반떼를 압도했다. K3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75.5% 늘었고 아반떼는 24.7% 줄었다. 지난 2월 K3 완전변경 모델이 출시된 이후 판매량이 급증한 결과다.

2월까지 월 1500대 수준에 머물던 K3 판매량은 3월 이후 월 5000대 선으로 급증했다. 4월에는 6925대가 팔렸다. 경차급 연비와 세련된 외형, 커진 차체 등이 인기 비결로 거론된다. K3의 공식 인증 연비는 L당 15.2㎞로, 경차인 모닝(L당 15.4㎞)과 비슷하다. 차체는 전장(길이) 4640㎜, 전폭(너비) 1800㎜, 전고(높이) 1440㎜ 등으로 기존 모델보다 커졌다.

친환경 준중형 세단도 인기다. 현대차 아이오닉(전기차 및 하이드브리드카)은 올 상반기에 6089대가 팔렸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17% 증가했다. 한국GM의 전기차 볼트는 작년 상반기보다 840.9% 늘어난 3199대가 판매됐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전기차 SM3 ZE 판매량(630대)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9% 늘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준중형 세단의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반떼 부분변경 모델이 곧 출시될 예정이어서다. 아반떼는 2011~2013년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로 기록될 정도로 두꺼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세대들이 소형 SUV나 중형 세단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준중형 세단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측면에서 분명한 강점을 지니고 있다”며 “준중형 세단 시장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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