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이달 주민 설문조사 예정
중형 세대분리로 사업성 확보
[ 허란 기자 ]
고급 주상복합의 대명사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2차’가 리모델링 논의를 시작했다. 타워팰리스가 리모델링에 성공하면 2000년대 초·중반에 준공된 1세대 주상복합단지들로 리모델링 붐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1일 타워팰리스 2차 입주자대표회의 측에 따르면 이 단지는 8월 중순께 리모델링에 대한 주민 의향을 묻는 설문조사를 할 예정이다. 앞서 6월24일엔 주민들을 대상으로 ‘리모델링 공사를 위한 토크쇼’를 열었다. 타워팰리스를 설계한 건축가를 초청해 연 이날 토크쇼에서는 외관 디자인 및 커뮤니티시설 개선 등 아파트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과 리모델링 사업성 여부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200석 규모의 설명회장은 주민들로 꽉 들어찼다.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는 “주민들이 100% 찬성하지는 않겠지만 전반적으로 호의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아파트 로비에 설치된 대형 TV를 통해 토크쇼에서 공개된 리모델링 관련 동영상을 홍보하고 있다.
1·2·3차로 이뤄진 타워팰리스는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차례대로 준공했다. 첫 테이프를 끊은 타워팰리스 2차는 2003년 준공한 단지로 올해를 기점으로 리모델링 최소 연한(준공 15년)을 충족했다. 다만 1·3차는 아직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타워팰리스 1차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2년 전 시스템에어컨 등 내부 설비에 대한 부분적인 교체 작업을 했을 뿐 별다른 리모델링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타워팰리스 3차 관리사무소 관계자도 “현재 진행되거나 계획된 리모델링 논의는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사업성 확보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리모델링 사업에 강점이 있는 D건설 주택사업부문 임원은 “용적률과 건폐율이 각각 923%, 39%로 높아 수직·수평 증축을 통해 일반분양 물량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대형 평형을 중형 평형대로 쪼개는 세대 분할 방식으로 일반분양 물량을 확보해야 어느 정도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워팰리스가 리모델링 추진에 성공하면 1세대 주상복합단지의 가격 반등 기폭제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타워팰리스 2차 전용 144㎡(16층)는 지난 5월 초 22억7500만원에 실거래됐다. 연초 대비 평균 1억원 이상 오른 수준이다. 여의도 대우트럼프월드 2차(2003년 준공), 잠실 갤러리아팰리스(2005년 준공), 성남 분당 정자파크뷰(2004년 준공) 등 리모델링 연한을 앞두거나 충족한 주상복합단지들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이 부각되면서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장기적으로 고층 아파트들이 용적률 제한으로 재건축이 어려워지면 리모델링에 유리한 주상복합이 다시 조명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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