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제주도 실종 여성' 사건에 예약한 여행까지 취소해야 하나요

입력 2018-08-01 11:18   수정 2018-08-0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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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주도 실종 여성'사건으로 온 매체가 시끄러운 가운데 제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거나 앞둔 이들에게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제주도 여성 실종'사건이 제주 여행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생기면서 올 3월 미리 예약해 둔 제주도 여행을 취소하자는 남편 때문에 고민이라는 A씨의 사연이 고민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A씨는 "요즘 난민이다, 여성 실종 사건이다 말이 많은데 남편이 이번 주 떠나는 여행을 갑작스럽게 취소하자고 한다"고 적었다.

흉흉한 세상이다 보니 가족과 낯선 곳에 떠나기 불안해 그런가 이해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A씨 가족이 제주도에 거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제주 여행에 대한 계획을 다 세워둔 A씨는 "가족은 물론 친척들도 제주도에 살고 있다"면서 "이번 여행도 우리 부부만 가는 것이 아니라 친정부모님, 이모도 같이 가는 것이다. 저희 친정에서 자고 올 건데 왜 이번 사건을 얘기하면서 가지 말자고 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지금 취소하면 비행기 요금 10%만 돌려받을 수 있어 아깝고 사람 많은 여행지만 다닐 생각인데 남편이 안 가겠다고 고집 피우는 이유를 모르겠다. 제가 이기적인 건가"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처가 식구들과 여행 가기 싫은 것 같다", "내가 보기에도 처가댁 식구랑 다니기 싫은 듯. 그냥 맘 편히 혼자 다녀와라", "이 정도로 둘러대면 그냥 눈치껏 쉬라고 하고 혼자 가는 게 맞는 듯. 나 같아도 시댁도 모자라 시이모님까지 같이 여행 가자고 하면 안 갈 것 같다", "가기 싫다는 사람 데리고 가도 눈치 봐야 하고 차라리 혼자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와라", "입장 바꿔 글쓴이가 시댁이 제주도라고 같이 가면 좋겠나. 애초에 딱 가족끼리 가는 여행이 아니라 친척까지 모이는 거면 혼자 애 데리고 다녀오면 된다", "진작부터 처가 있는 곳에 휴가가는 게 싫었는데, 마침 난민이니 실종이니 뭐니 사건 연이어 터지니까 잘됐다 싶어 핑계 대는 거다. 솔직히 님도 반대 입장으로 여름휴가 시댁 지역으로 가서 시댁에서 가서 자면 좋겠나"라며 눈치 없는(?) A씨를 지적하는 네티즌 댓글이 주를 이뤘다.

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변호사는 "시댁이나 처가가족들과 여행을 같이 가는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부부들이 있다"면서 "이런 문제가 바로 이혼사유가 되지는 않지만 이 문제로 갈등이 심해지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면 이혼 사유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인간은 누구나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그런데 억지로 가기싫은 여행을 강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여행은 가고 싶은 사람들만 가고 이왕 같이 갔으면 즐겁게 어울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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