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더울수록 팔린다…에어컨, TV 넘어 '국민 가전' 됐다

입력 2018-08-01 13:36   수정 2018-08-01 13:48

2013년 67% 이후 매년 2~3% 증가
올해 판매량 260만대 전망
TV 연평균 200~230만대 판매
주문에서 설치까지 평균 일주일





기록적인 폭염에 에어컨이 '필수 가전'으로 자리잡고 있다. 에어컨은 2000년대 후반까지 두 집 가운데 한 집만 있을 정도로 보급률이 떨어졌다. 수 백만원 넘는 가격에 전기료까지 더해지면서 아무나 쓸 수 없는 '부의 상징'으로 여겨진 것이다. 하지만 2010년 들어 절전 기능을 강화된 합리적인 가격의 인버터 제품이 출시되면서 보급률은 빠르게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에어컨 판매 대수가 사상 최대치인 260만대를 기록하면서 보급률은 8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에어컨 보급률은 70%대 후반으로 추산된다. 국내 에어컨 보급률에 대한 공식 자료는 2013년 발표된 한국전력거래소의 '가전기기 보급률 및 가정용 전력 소비행태 조사'가 마지막이다. 조사 결과를 보면 2013년 가구당 에어컨 보급률은 0.78대, 에어컨 보유 가구 비율은 67.8%다. 100가구 중 68가구가 에어컨을 갖고 있고 다수의 에어컨을 보유하고 있는 것까지 감안하면 한 가구 당 평균 0.78대의 에어컨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에어컨 보급률은 연평균 2~3% 가량 늘어났다. 2013년 67%였던 보급률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70%대 후반으로 확대됐다. 업계 관계자는 "에어컨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교체 수요에 해당해 보급률이 증가하는 속도는 더딘 편"이라며 "판매량과 가구 수, 교체 주기 등을 고려해 70% 후반대로 추정하고 있다.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만큼 올해 보급률 80%를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에어컨 판매량은 연평균 200만대 수준이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200만대가 팔려나갔고 2014년과 2015년에는 메르스 여파 등으로 150만대 수준으로 축소됐지만 2016년 220만대로 회복했다. 지난해에는 극심한 폭염에 사상 최대치인 250만대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260만대가 판매되면서 최대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어컨 판매량이 확대되면서 TV 판매량을 역전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국내 TV 시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 200~230만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에어컨은 지난해 처음으로 TV 판매량을 추월했고 올해 2년 연속 TV 판매량을 넘어설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TV 보급률은 9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컨 판매가 늘어나면서 발생하는 문제도 있다. 주문에서 설치까지 평균 일주일 이상이 소요되는 설치 대란이 벌어지는 것이다. 일부 모델의 경우 설치까지 2주일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업체들은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휴무 계획을 바꿔 대응하고 있지만 주문량을 소화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아우성친다. 에어컨 제조사 관계자는 "지난 5월부터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지만 밀려드는 주문에 공급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9월 초까지 이같은 현상이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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