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수술 150만원·1회 치료비 15만원 등 보장
[ 서정환 기자 ] 이르면 연내 월 2만원대 보험료를 내는 반려동물보험(펫보험)이 본격 나올 전망이다. 이 펫보험에 가입하면 동물병원에서 150만원이 드는 수술을 받거나 하루 15만원 정도 드는 치료를 연간 20일 받을 수 있다.
보험개발원은 펫보험에 대한 참조순보험요율을 산출해 각 보험사에 전달했다고 2일 발표했다. 참조순보험요율이란 보험사가 상품을 개발할 때 위험률을 감안해 어느 정도 순보험료를 받아야 하는지 보여주는 보험료율이다.
보험개발원은 네 살 반려견을 기준으로 연간 25만원 정도 보험료를 내는 예시를 마련했다. 이 경우 150만원짜리 수술이나 하루 15만원짜리 입원 또는 통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반려묘(고양이)에 대해 같은 수준의 보장을 받으려면 연간 18만4000원가량의 보험료를 내면 될 것으로 보험개발원은 분석했다.
보험사들은 참조순보험료를 사용할지 말지 자율로 정한다. 순보험료는 보험 영업 등에 들어가는 사업비가 포함되지 않은 보험료여서 실제 보험 가입자가 부담하는 보험료는 이보다 조금 올라간다. 보험사들은 반려동물 치료비와 사망위로금, 배상책임 등을 엮어 종합보험으로 내놓을 수도 있다. 보장 조건도 보상비율 50%나 70%, 자기부담금 1만~3만원, 특정질병 치료비 추가 담보 등으로 세분화할 수 있다.
펫보험은 매년 손해율이 들쭉날쭉해 보험사들이 상품 출시에 소극적이었다. 현재 펫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보험사는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NH손보, 롯데손보, 교보라이프플래닛 등 5개사에 불과하다. 이들 5개사 가운데 NH손보와 교보라이프플래닛이 판매 중인 펫보험 상품은 반려동물 진료비가 아니라 장례비(NH손보)나 반려동물 주인 사망 시 보험금(교보라이프플래닛)을 지급한다.
국내 펫보험 시장(연간 보험료 기준)은 10억원 내외로 500억엔(약 5000억원) 규모인 일본의 0.2%에 불과하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는 데다 이번에 보험개발원이 참조요율을 내놓은 만큼 연내 관련 상품이 대거 출시될 것으로 보험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개체 수는 2010년 476만 마리에서 지난해 874만 마리로 7년간 83.6% 증가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펫보험의 안정적 운용을 위해서는 보험상품 정비뿐 아니라 동물병원 및 펫숍과의 협업, 진료비 청구시스템 구축 등으로 손해율을 안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펫 보험금의 과다·부정 청구가 발생하지 않도록 표준 진료코드를 갖춘 진료비 청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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