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등 회원 1.4억명 대상
라면·인삼차 등 18개 제품 판매
농림부·aT "상품확대 논의 중"
K푸드 중동 진출 발판 마련
'할랄 인증' 비용 中企엔 부담
[ 김재후 기자 ]
라면 비빔면 쌈장 인삼차 등 한국 식품이 중동의 온라인몰에 처음 입성했다. 그동안 중동 현지 한국 식품점 등에서 한글을 아는 일부만 살 수 있었던 한국 식품을 중동인 누구나 온라인 쇼핑을 통해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정부와 식품업계는 한류(韓流) 바람을 타고 인기를 끌고 있는 K푸드의 중동시장 진출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동의 아마존’에 한국 식품관
2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중동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수크닷컴에 한국 식품관이 최근 마련됐다. 한국 식품관의 이름은 ‘K BRAND’로, ‘A Taste of Korea’(한국의 맛)를 부제로 달고 있다. 이 코너에 진열된 상품은 농심 신라면, CJ제일제당 쌈장, 오뚜기 당면, 동서식품 제티, 팔도 뽀로로주스, 천삼원 고려인삼차 등 21개 제품이다.
수크닷컴에서 수크는 아랍어로 ‘시장’이라는 뜻이다. 시리아 출신 로날도 무샤와르가 2005년 두바이에 설립해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급성장했다. 중동의 아마존이란 별칭이 붙을 만큼 커지자 지난해 아마존이 이를 인수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등 중동 7개국에서 1억4000만 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aT 관계자는 “최근 3년간 UAE의 온라인 쇼핑몰 시장은 연평균 30% 이상 커지고 있으며, 그 시장에서 수크닷컴은 미국의 아마존과 같은 존재”라며 “한국 식품이 중동의 온라인몰에 입성한 건 사상 처음”이라고 말했다.
aT는 올초부터 수크닷컴에 한국 식품을 입성하기 위해 접촉해왔다. 계약이 성사되자 현지 바이어를 통해 한국 식품을 입점시키기로 하고 오는 15일까지 한국식품관을 특별관 형태로 운영하기로 했다. 15일 이후에도 한국 식품을 계속 팔기로 했으며 더 많은 상품을 넣기 위해 접촉 중이다.
◆“中企 할랄 인증에는 비용 부담”
중동에서 식품을 팔기 위해선 할랄 인증이 필수다. 할랄은 ‘허가된’이란 뜻으로, 이슬람이 인증한 방식으로 고기를 도축한 곳에서 만든 음식을 말한다. 그러나 이번에 입점한 식품들은 대부분 할랄 인증을 받지 않았거나 받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채워졌다. aT 관계자는 “수크닷컴 본사가 두바이에 있어 두바이 정부로부터 인증을 받기만 하면 파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수크닷컴에서 주문하면 UAE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까지 배송이 가능하다.
정부와 aT가 중동에 한국 식품 진출을 적극 지원했지만 국내 식품업체들은 여전히 할랄 인증 문제를 안고 있다. 농심은 할랄 인증을 받기 위해 부산공장에 생산라인을 새로 구축하고 라면 스프에 고기 성분 대신 채소로 채웠다. 생산라인을 새로 설치하는 데만 30억원 안팎의 비용을 썼다.
그러나 농심을 제외한 중소·중견기업은 가능성만 보고 할랄 인증에 맞춰 라인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A식품업체 관계자는 “할랄 인증 중 하나인 JAKIM은 2년마다 돌아오는 할랄 인증에 비용만 1억~2억원이 든다”며 “기존 설비라인과 완전히 다른 곳에서 식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인증을 받아도 문제”라고 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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