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테이트모던, 피카소 초대
뉴욕 휘트니는 메리 코스 개인전
클림트·자오 우키 등 파리 전시도
북경화원선 치바이스 산수화展
日 홋카이도 '달리 판화전' 눈길
[ 김경갑 기자 ]
올여름에도 지구촌 곳곳이 폭염 등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은 여전히 많다. 이달에도 외국 유명 휴가지로 출국하는 사람만 238만 명에 달한다. 미국 뉴욕을 비롯해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독일 등 세계 주요 도시의 미술관과 화랑이 미술애호가들을 겨냥한 여름 특별전을 다양하게 열고 있다. 파블로 피카소의 그림, 살바도르 달리의 판화, 인상파 작가들의 이색적인 회화 등 독특한 주제를 관람객 눈높이에 맞춘 전시회들이어서 눈길을 끈다.
◆피카소의 명작 ‘꿈’ 모처럼 외출
영국의 최대 미술관 테이트모던은 여름 기획전으로 ‘현대미술의 아버지’ 피카소(1881~1973)의 예술적 원동력을 집중 조명한다. 스페인 말라가에서 태어난 피카소는 1930년대부터 고대 신화적 요소를 활용해 여인과 풍경을 초현실적으로 해석하기 시작했다. ‘사랑, 명성, 비극’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1930년대 제작한 회화, 조각, 드로잉 등 100여 점이 걸렸다. 미국 헤지펀드계의 ‘큰손’ 스티브 코언이 2013년 크리스티경매에서 1억5500만달러(약 1700억원)에 사들인 피카소의 명작 ‘꿈’은 물론 가족사진까지 공개해 좀처럼 보기 힘든 그의 개인사도 엿볼 수 있다.
영국 항구도시 리버풀의 앨버트 독에 있는 유명 화랑 테이트리버풀은 오는 9월26일까지 에곤 실레(1890~1918)와 사진작가 프란체스카 우드만의 작품전을 연다. 길쭉한 몸체와 밝은색 스케치, 가공되지 않은 직접적인 표현으로 모델의 에너지를 포착하기 위한 빠르고 날카로운 선 등 실레의 드로잉과 여성의 신체를 포착한 우드의 사진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치바이스 산수화 160여 점 소개
‘중국의 피카소’로 불리는 치바이스(1864~1957)의 주옥같은 산수화는 중국 베이징화원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다. 산과 강을 그대로 그리기보다는 관찰과 깊이 있는 이해를 통해 생동감을 잡아낸 160점이 관람객을 맞는다. 치바이스는 농민화가로 시작해 거장 반열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목공일을 하다 30대에 독학으로 그림을 배운 그는 중국 근현대미술을 혁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런던에서 활동한 인상파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고 싶다면 프랑스 파리 ‘프티 팔레’ 미술관을 찾아보자. 1870년 프랑스가 프로이센과의 전쟁에서 패하자 영국으로 피신한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을 모은 전시회가 오는 10월14일까지 이어진다. 클로드 모네, 카미유 피사로, 알프레도 시슬리 등이 빅토리아 시대에 안개와 산업 현장 분위기 가득한 런던 템스강 부근에서 그린 걸작 100여 점이 나와 있다.
◆‘패션과 가톨릭의 상상력’전 눈길
스페인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1904~1989)의 판화전은 오는 26일까지 일본 홋카이도립 하코다테미술관에서 열린다. 회화, 판화, 조각, 디자인, 영화 제작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예술혼을 펼쳤던 달리는 생전 1600여 점이 넘는 방대한 그림을 남겼다. 1960~1970년대 제작한 판화와 조각 221점을 마주하며 달리의 판화가 지니는 미학적 탐구뿐만 아니라 원화와의 연관성을 세세하게 읽어낼 수 있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은 ‘천상의 존재들-패션과 가톨릭적 상상력’전을 기획했다. ‘중세미술과 패션 사이의 대화’를 주제로 정하고 컬렉션 중 엄선한 의상들을 대중에게 선보임으로써 가톨릭의 전통과 역사에서 패션이 갖는 의미를 되짚어 본다. 바티칸 외부에 단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교황들의 옷과 장신구, 진귀한 아카이브 등 250여 점을 펼쳐 보인다. 무대예술의 선구자 이란계 미국인 레자 앱도(1963~1995)의 미학 세계는 다음달 3일까지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엿볼 수 있다. 22세로 짧은 생을 마감한 앱도는 무대 작업을 시작으로 영상 작업과 사진, 필름을 활용한 실험영화로 확장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공연을 제작하며 남긴 무수한 영상 작품을 통해 전후 미국 사회의 혼란스러운 단면을 볼 수 있다.
1960년대 미국 서부 빛과 공간 미술 운동을 이끈 여성 작가 메리 코스(뉴욕 휘트니미술관), 1948년 프랑스로 건너가 중국 전통예술과 서양미술의 접목에 성공한 추상화가 자오 우키(파리시립미술관), 멕시코 예술의 아이콘인 프리다 칼로(런던 빅토리아앤드앨버트뮤지엄) 등의 작품을 감상하며 이들의 예술적 동력과 교감할 수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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