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악연이었던 경매, 인연으로 만들어 강남에 내 집 마련

입력 2018-08-03 08:20  

내 집 마련 성공기 (22)



“집이 경매로 넘어간 뒤 그냥 포기했다면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은 커녕 전셋집만 전전하고 있었을 겁니다. 더 철저하게 공부하고 도전했기 때문에 강남 입성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사업가 김 모 씨(50)는 경매와의 첫인연은 악연이었다고 회고했다. 김 씨의 어머니 집은 동대문구 장안동의 단독주택이었다. 16년 전인 2002년 외동아들이던 김 씨가 결혼 후 출가한 뒤 집을 허물고 그 터에 빌라를 지었다. 노후 대비용으로 매달 월세를 받아 생활비를 쓰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건축 과정에서 자금 조달이 꼬이면서 다 지어진 빌라가 경매로 넘어갔다.

그 과정에서 김 씨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당시 김 씨는 광진구의 방 두 칸짜리 빌라에 4500만원 전세로 살고 있었다. 아이도 둘이나 있었다. 어머니를 모시고 살기 위해서는 더 큰 집이 필요했다.

김 씨는 경매로 집을 살 계획을 세웠다. 집이 넘어가는 과정에서 경매를 열심히 공부하다보니 매력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싸게 살 수 있어서다. 또 일반 매매에 비해 대출이 많이 나왔다.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한 것이다.

첫 타깃은 살던 집 인근 아차산 중턱의 빌라로 잡았다. 방 세칸짜리 전용 59㎡ 빌라였다. 시세보다 2000만원 안팎 저렴한 수준(5300만원)에 낙찰받았다.

경매에서 한 번 성공하자 욕심이 생겼다. 다음번에는 아파트로 이사를 가고 싶었다. 계속 입찰에 참여했다. 하지만 번번이 2등이나 3등으로 낙찰에 실패했다.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2년 뒤 2004년 사당동 30평대 아파트를 4억5000만원에 낙찰받았다. 이때 착실히 모아놓은 돈이 큰 도움이 됐다. 아무리 경락잔금대출이 가능해도 20~30%는 자본금을 들고 있어야 안정적으로 도전할 수 있어서다.


터가 좋았을까. 아파트로 이사한 뒤에는 모든 게 잘 풀렸다. 사업도 급격하게 커졌고, 수입도 안정적으로 들어왔다. 경매가 아니라 가진 돈으로 집을 살 수 있을 정도였다. 그는 아이들 교육을 위해 강남에 입성키로 했다. 2010년 김 씨는 사당동 아파트를 팔고, 대출을 더해 서초동 S아파트 전용 79㎡를 9억원에 사들였다.1980년대 지어졌지만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였다. 2008년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지만, 급락하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집은 만족스러웠지만, 더 큰 집에 대한 갈증이 생겼다. 교통이 편한 강남에 큰 집을 마련해 나만의 스타일로 꾸미고 싶었다. 습관적으로 법원에 올라온 경매 물건 리스트를 들여다봤다. 2013년 여름휴가를 앞두고 괜찮은 매물을 찾았다. 그동안 빌라만 짓던 대형 건설사가 처음으로 지은 아파트였다. 전용 208㎡의 대형이었다. 감정가는 14억원이었지만 대형에 부동산 경기가 안좋을 때라 두차례 유찰된 상태였다.

낙찰 과정은 극적이었다. 최고가를 써낸 낙찰자는 12억5000만원을 쓴 다른 입찰자였다. 12억1000만원을 써 낸 김 씨는 차순위 입찰자였다. 아쉬운 마음에 차순위매수신고를 했다. 차순위매수신고는 2등으로 떨어진 입찰자가 할 수 있다. 최고가 매수신고인의 낙찰이 불허가되거나 최고가 매수신고인이 잔금을 미납하면 다시 입찰을 진행하지 않고 차순위매수신고자에게 낙찰을 허가한다. 다만 최고가 매수인은 잔금을 완납하기 전까지 입찰보증금을 찾아갈 수 없어 투자금이 일시로 묶인다는 단점이 있다.

아쉬운 마음에 김 씨는 법원 현장을 쉽게 떠나지 못했다. 그때 반전이 일어났다. 최고가 매수신고인의 대리인이 서류에 인감 도장을 잘못 찍어 낙찰이 취소됐다. 김 씨가 최고가 매수인이 된 것이다.

낙찰 후 또다른 고민이 시작됐다. 당시 살고 있던 S아파트는 매입했을 때보다 1억원 정도 가격이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팔자니 아까웠다. 김 씨는 바로 살던 집을 전세를 줬다. 전세 보증금과 대출로 경매 잔금을 치뤄야했기 때문이다. 낙찰받은 아파트를 리모델링하는 기간까지 3개월간 레지던스에 살았다. 공사가 끝난 집에 들어갈 때 김 씨는 비로소 성공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김 씨는 “경매 후 입주까지 진행과정이 골치아프긴 했지만, 입주한 뒤 만족감이 너무 크다”며 “현재 살고 있는 집의 시세는 큰 변동이 없지만 오랫동안 살 집을 구한 만큼 시세에는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씨는 세번의 경매 성공비결로 ‘꾸준한 관심’을 꼽았다. 매일같이 법원 경매 사이트에 들어가보고, 매물을 분석하는 습관을 들인 덕에 괜찮은 매물을 저렴하게 잡을 수 있었다. 김 씨는 “가끔 경매로 넘어간 옛날 집을 보러간다”면서 “그 집을 보면서 경매로 성공하겠다는 다짐을 했고, 결국은 내 집 마련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정리=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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