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 "암호화폐 위험 피하려다 기회 놓쳐선 안돼"

"제주도에서 암호화폐 거래·사업 활성화"



제주도를 ‘크립토 아일랜드’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원희룡 제주도지사(사진)가 블록체인과 가상화폐(암호화폐)는 불가분의 관계라며 “암호화폐의 위험 부담 때문에 기회마저 놓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3일 암호화폐 거래소 후오비 코리아가 주최한 블록체인 컨퍼런스 ‘후오비 카니발’에 참석해 “블록체인 비즈니스가 성장하려면 암호화폐 활성화는 필수적이다. 블록체인의 핵심은 기존에 없었던 차별화된 참여 보상(암호화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비즈니스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암호화폐에 대해선 우려하는 정부 행보에 이견을 제시한 것이다.

원 지사는 “암호화폐와 법정화폐가 연결될 때 자금세탁, 투기조장 등의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기회를 잡는다는 것은 위험을 부담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위험은 관리의 대상이지, 기피의 대상은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암호화폐 활성화와 동시에 합리적 규제가 필요한 이유”라고도 했다.

그는 “블록체인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여서 공평한 경쟁이 가능하고 누구나 선도자가 될 수 있다”며 “인터넷 플랫폼 영역에서 한국이 갖지 못했던 최초이자 마지막 기회다. 다소 위험 부담이 있더라도 기회는 적극적으로 잡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제주도는 참여정부 시절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을 제정해 사람과 상품, 국제적 자본의 이동을 글로벌 수준으로 보장한 전례가 있다”면서 “제주도를 블록체인 허브도시로 만들어 규제 혁신과 혁신성장의 실제 성공모델을 보여주겠다”고 선언했다.

제주도를 ‘크립토 밸리’라 불리는 스위스 주크,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가 자리 잡은 몰타, 다양한 암호화폐 기업들이 모이는 싱가포르처럼 만들겠다는 목표다. 그는 “제주도에서 암호화폐 거래를 활성화하고 기업들의 블록체인 비즈니스 활동을 보장하겠다. 그 과정에서 쌓이는 데이터를 분석해 합리적 규제를 마련하는 ‘룰 메이커’도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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