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4일 미국에 공동성명을 이행해줄 것을 촉구했다.
리 외무장은 이날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ARF 회의 연설에서 "조미 사이 충분한 신뢰조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쌍방의 동시적인 행동이 필수적이며 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하나씩 순차적으로 해나가는 단계적 방식이 필요하다"며 말했다.
그는 "조미공동성명의 완전한 이행을 담보하는 근본 열쇠는 신뢰조성"이라며 "신뢰조성을 선행시키며 공동성명의 모든 조항들을 균형적, 동시적, 단계적으로 이행해 나가는 새로운 방식만이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하게 현실적인 방도라도 우리는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 외무상은 우려스러운 점으로 "미국 내에서 수뇌부의 의도와 달리 낡은 것으로 되돌아가려는 시도들이 짓궂게 계속 표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공화국창건 경축행사에 다른 국가의 대표단 파견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은 종전선언 문제에서까지 후퇴하는 태도 보이고 있다"며 실망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조미공동성명이 미국의 국내정치의 희생물이 되어 수뇌분들의 의도와 다른 역풍이 생겨나는 것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싱가포르 방문에 동행중인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는 외교장관회의 리트리트(비공식 자유 토론)에서 리용호 외무상에게 서류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이번 ARF에서 이뤄진 북미간 첫 접촉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리 외무상과 접촉 기회였던 전날 갈라만찬에 불참했었다.
김 대사가 서류를 전달하기에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도 포토타임에서 리 외무상과 조우했다. 폼페이오 장관과 리 외무상은 미소를 띈 채 서로 악수하고 간단한 대화를 주고 받았다. 대화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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