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8일부터 대학로 학전블루서
[ 김희경 기자 ] 15년간 4000회에 달하는 무대를 선보이며 공연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이 10년 만에 다시 달린다. 황정민, 설경구, 김윤석, 조승우 등 스타들을 대거 배출한 공연인 만큼 새로운 명배우 탄생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제작사 극단 학전은 다음달 8일부터 12월30일까지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 이 작품을 올린다. 학전 측은 “4001회를 시작으로 총 100회 공연을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1994년 초연 이후 2008년까지 공연된 지하철 1호선은 독일 그립스 극단의 동명 뮤지컬을 김민기 학전 대표가 한국 상황에 맞게 번안하고 연출했다. 이후 여섯 번의 수정을 거쳤으며 옌볜 아가씨 ‘선녀’의 눈을 통해 본 외환위기 이후 한국 사회 모습을 담아냈다. 실직 가장, 잡상인, 혼혈 고아, 걸인 등 소외계층의 다양한 군상을 그려내며 호평을 받았다. 7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으며 중국, 일본, 홍콩, 독일 등 해외 무대에도 진출했다.
김 대표는 지난 2월 신년회에서 “그간 학전에서 만든 15편의 작품 중 6편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됐고 나머지 9개 작품은 좀 더 수정해야 한다”며 “학전의 시발점인 지하철 1호선부터 다시 점검하고자 한다”고 재공연 취지를 밝힌 바 있다.
10년 만에 다시 찾아온 지하철 1호선 내용은 이전과 거의 같다. 달라진 것은 음악이다. 남북한 정상회담 당시 환송행사 ‘하나의 봄’ 음악감독을 맡은 정재일이 음악을 새롭게 편곡했다. 학전은 “기존의 건반, 기타, 베이스기타, 드럼, 색소폰의 5인조 밴드를 건반, 기타, 베이스기타, 아코디언, 퍼커션, 바이올린의 6인조 밴드로 새롭게 구성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음악으로 재탄생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도 학전은 전 배역을 오디션을 통해 뽑았다. 2차에 걸친 오디션에서 연기와 자유곡, 자유 안무를 심사했으며 최종적으로 11명이 김 대표의 선택을 받았다. 85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이들은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에 출연한 가수 손진영을 제외하면 모두 새 얼굴이다. 이들은 원 캐스트(공연 기간 한 배역에 한 명의 배우만 출연)로 4개월간 무대에 오른다. 일부 회차엔 지하철 1호선 출신 배우들이 게스트로 깜짝 출연해 객석에 즐거움을 더해줄 예정이다.
내년 6월엔 그립스 극단의 창단 50주년 기념 행사가 열리는 독일 베를린 공연장도 찾는다. 베를린 투어는 2005년 이후 14년 만이다. 6일 학전 홈페이지 및 인터파크에서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의 2차 티켓이 오픈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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