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3000억원 조달 추진
자본확충 통해 투자여력 강화 기대
≪이 기사는 08월08일(08:0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지주가 국내외에서 잇달아 영구채(신종자본증권)를 발행한다. 최근 대규모 수요를 확보한 데 힘입어 해외 영구채 5억달러(약 5600억원) 발행을 확정한 데 이어 국내에서도 30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로 했다. 자본확충을 통해 넉넉한 투자 실탄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오는 29일 3000억원 규모 영구채를 국내에서 공모 발행할 계획이다. 30년 만기에 5년 후 발행회사가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할 권리가 붙는 구조가 유력하다. 22일께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수요예측(사전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KB증권과 삼성증권이 채권 발행실무를 맡고 있다.
이 회사는 해외에서도 국내 금융지주사 최초로 영구채 형태의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을 발행해 5억달러를 조달한다. 전날 수요예측 결과 20억달러(약 2조2500억원)이 넘는 매수주문이 들어온 데 힘입어, 연 5.875%의 금리로 채권 발행을 확정지었다. 처음 투자자들에 제시한 희망금리(연 6.25%)보다 0.375%포인트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게 됐다.
영구채는 만기가 정해져 있지만 발행회사의 선택에 따라 만기를 늘릴 수 있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는 채권이다. 발행회사가 청산하면 투자자가 원리금을 상환받는 순위가 뒤로 밀려 일반 회사채보다 신용도가 낮고 금리가 높은 게 일반적이다.
신한금융지주는 단숨에 약 8600억원의 자본을 확보하면서 지난 6월 말 14.9%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15% 이상으로 높일 수 있게 됐다. 그룹 전체의 투자여력도 한층 강해질 전망이다. 신한금융지주의 지난 6월 말 기준 이중레버리지비율(자회사 출자총액/자기자본)은 120%대로 금융당국 기준치인 130%에 근접해 있다. 이런 이유로 신한금융지주가 자회사들에 출자할 수 있는 금액은 최대 1조3000억원 수준으로 제한된 상태였지만 자본 확충에 힘입어 이 한도도 늘어나게 됐다.
신한금융그룹은 최근 아시아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인수합병(M&A) 등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작년 은행·증권·생명·카드 계열사 투자은행(IB) 담당부서를 한 데 묶은 GIB(글로벌&그룹 투자은행) 조직을 출범시켜 해외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작년 말 베트남 안즈(ANZ)은행 리테일부문을 인수한 데 이어 올 초엔 베트남 소비자금융회사인 푸르덴셜 베트남파이낸스컴퍼니를 인수했다. 국내에서도 한때 ING생명 인수를 추진하는 등 매물로 나오는 대형 금융사들의 인수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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