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양세종이 첫사랑 신혜선에게 운명적으로 이끌렸다. 특히 슬픔에 잠겨 우는 신혜선의 눈물을 닦아주는 양세종의 따뜻한 손길이 담긴 애틋한 엔딩 장면은 시청자들의 심장을 몽글몽글하게 만들었다.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는 전국, 수도권 시청률 모두 자체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12회기준)는 전국 시청률 9.1%, 수도권 시청률 11.0%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시청률 최고치를 0.1%p, 수도권 시청률 최고치를 0.9%p 끌어올린 수치로, 꾸준한 상승세 속에 월화드라마 1위 자리를 확고히 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과 수도권 시청자 수 역시 상승했다. 10시 53분경 분당 시청률은 최고 12.1%에 도달, 최고치를 0.7% 끌어올렸고, 수도권 시청자수도 1,220,000명을 기록, 최고치를 갱신했다. 이 같은 시청률 상승이 KBS2 '너도 인간이니'의 마지막 회 방송에서 거둔 성적이라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JTBC의 '라이프'는 2049 3.2%, 수도권 5.2%에 머물렀다.
지난 7일 방송된 SBS 월화 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극본 조성희/연출 조수원/제작 본팩토리)(이하 ‘서른이지만’) 11-12회에서는 공우진(양세종 분)이 죽은 첫사랑 소녀와 겹쳐 보이는 우서리(신혜선 분)로 하여금 트라우마가 되살아 났고, 이에 그를 차단하려 했지만 실패하는 모습이 그려지며 눈을 떼지 못하게 했다.
서리로 인해 트라우마가 되살아난 우진은 겨우 열기 시작한 마음의 문을 닫고 서리를 차단하려 했다. 자신의 회사인 채움까지 입성한 서리와 마주치지 않게 노력한 데 이어, 그가 선물한 뚫어뻥까지 어릴 적 기억이 담긴 화구통 옆에 함께 숨겨버렸다. 특히 이때 우진은 육교 밑에서 죽은 첫사랑 소녀와 서리를 겹쳐보고 패닉에 빠져 몸을 가누지 못하는 가 하면, 혼자 방에 쭈그려 앉아 남몰래 눈물 짓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까지 마음 아프게 했다.
이후 다시 차단남으로 돌아간 우진과 이를 알리 없는 서리의 사이에는 어색함만이 감돌았다. 고장 난 이어폰을 왜 끼고 다니냐는 서리의 물음에 우진은 “이유 일일이 설명해야 될 만큼 가깝지 않잖아요. 앞으로 계속 볼 것도 아니고, 서로 대단히 잘 알아야 되는 사이 아닌 거 같은데”라며 칼같이 선을 그었다.
이에 답답함이 터져버린 서리는 “솔직히 나 아저씨랑 친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두고두고 은혜 갚으려고 계속 계속 만날 거거든요? 엄청 오래 볼 사이 될 거라구요!”이라며 우진을 향해 폭풍 같은 진심을 쏟아냈다. 이어 이마저도 무시하고 가버리는 우진의 차 뒤꽁무니를 향해 “엄청 친하면서!”라며 절규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우진은 자신의 마음에 이미 자리 잡은 서리를 차단하기 쉽지 않았다. 카메라에 우연히 찍힌 서리의 사진을 지우지 못하고, 송진으로 인해 손을 다친 서리를 계속 신경 쓰게 됐다. 특히 우진은 린킴(왕지원 분)의 바이올린 연주를 듣고 눈물 흘리는 그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에 우진은 서리에게 운명적으로 이끌렸다.
한밤중 홀로 슬픔에 눈물 흘리는 서리가 양파를 만진 손으로 눈물을 닦으려 하자 우진은 그의 팔을 붙잡고 말았다. 이어 우진은 서리의 얼굴을 부드럽게 감싸고 눈물을 닦아주는 애틋한 손길로 시청자들의 숨을 멈추게 했다. 무엇보다 이때 흘러나온 “가장 두렵고 무서웠던 순간도, 가장 편하고 행복했던 순간도, 그 사람하고 같이 있던 시간이었습니다”라는 우진의 내래이션은 트라우마를 넘어선 서리에 대한 마음과 앞으로의 진전을 예상케 했다.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장면은, 왕지원(린킴 역)이 드디어 신혜선이 우서리임을 드디어 알게 되는 장면으로, 린킴은 과거 바이올린 경쟁자로서 자신보다 우위에 있었던 우서리에 대한 아픈 기억 때문에 충격을 받았다.
한편, 유찬(안효섭 분) 또한 서리에 대한 마음을 깨달은 모습이었다. 찬은 “설마 내가 서른 살 어른을..”이라며 부정했으나, 새벽 일찍 출근하는 서리를 자전거로 태워다 주는가 하면, 술에 취해 늦게 귀가하는 서리가 걱정돼 그의 뒤를 따라가며 지켜주는 등 본능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어 손을 다친 서리를 보고 다급하게 약을 찾아 빗속에서 거리를 헤매고 돌아온 찬은 "삐약아, 너랑 아줌마랑 달라.."라며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는 모습으로 안타까움과 설렘을 동시에 유발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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