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민 금융부 기자) 지난 1일 강원도 홍천의 낮 최고기온은 1907년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은 41.0도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날 서울의 최고기온도 39.6도로, 서울 기준으로 기상관측 이래 가장 기온이 높았습니다. 이처럼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서울과 아프리카를 합친 ‘서프리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죠. 국내에서 가장 더운 지역 중 하나인 대구와 아프리카를 합친 ‘대프리카’라는 표현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표현이 됐습니다.
이런 신조어가 나온 배경엔 ‘아프리카는 덥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정답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입니다. 기자는 전국에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5일까지 아프리카 동부에 있는 우간다로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출장을 가기 전에 기자는 여름에 더운 아프리카까지 출장을 가게 돼 고생한다는 걱정을 지인들로부터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우간다 엔테베 공항에 내리자마자 이런 걱정은 기우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고, 낮 최고기온도 20도 중반에 불과했죠. 서울 낮 최고기온에 비해 10도 이상 낮았습니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은 39.6도까지 치솟은 지난 1일에도 우간다 수도 캄팔라의 기온은 10도 이상 낮은 28.0도에 불과했습니다. 그럼에도 캄팔라에서 만난 대부분의 현지인들은 연신 ‘날씨가 덥다’는 반응을 보였죠. 한 우간다 정부 관계자는 서울 기온이 39.6도를 기록했다는 기자의 설명에 “어떻게 그런 곳에서 살 수 있느냐”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우간다와 함께 적도 인근에 있는 르완다와 케냐, 탄자이나 등의 이달 초 기온도 20도 중후반대에 머물렀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우간다 수도 캄팔라의 해발고도는 1100m입니다. 특히 우간다와 케냐, 탄자니아 3개국은 남한 면적의 70%에 달하는 거대한 빅토리아 호수(사진)을 끼고 있죠. 아직 개발되지 않은 곳이 많은데다 빅토리아 호수처럼 거대한 호수와 울창한 숲이 많아 기온이 더욱 낮아지는 효과도 있습니다. 더욱이 한국처럼 습도가 높지 않아 햇빛이 내리쬐더라도 그늘에 들어가면 시원합니다.
다만 사하라사막이나 위도가 높은 알제리, 이집트 등 북부 아프리카로 가면 기온이 더 높아집니다. 이 일대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연중 7~8월이 가장 무덥죠. 서울과 비슷한 30도 후반대의 기온을 보였습니다. 아프리카는 면적이 전 세계 육지의 약 20%에 해당하는 큰 대륙입니다. 위도와 경도, 해발고도에 따라 기후가 다양할 수밖에 없죠.
이 때문에 서프리카 혹은 대프리카라는 표현은 ‘아프리카는 덥다’는 전제를 지나치게 일반화시킨 오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표현은 신중을 기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끝) /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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