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의 2분기 실적이 시장예상치를 큰 폭으로 밑돈 가운데 주가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2분기 실적 부진은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 기준금리보다 높아지면서 환헤지 비용이 증가한 데 따른 결과라고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또한 하반기에도 실적 회복이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10일 오전 9시40분 현재 동양생명은 전날보다 40원(0.54%) 내린 7360원에 거래되고 있다.
거래일 기준 이틀째 내림세다.
동양생명은 연결기준 2분기 당기순이익이 1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1% 감소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6.8% 감소한 179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1조5922억원으로 3.1% 늘었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별도 기준 2분기 당기순이익은 79.0% 감소한 121억원으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290억원과 당사 추정치 196억원을 크게 하회하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며 목표주가를 9500원에서 9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2분기 위험손해율은 3.7%포인트 상승한 75.6%로 양호했지만 운용자산이익률이 1.2%포인트 하락한 2.8%로 예상치(3.1%) 대비 부진했다는 분석이다.
임 연구원은 운용자산이익률 부진에 대해 "한국과 미국 국채 금리차가 확대되면서 스와프레이트가 약 100bp 상승해 해외채권의 운용자산이익률이 감소했다"며 "지난해 2분기에는 약 300억원 규모의 채권 처분이익이 인식됐지만 올해는 일회성 채권 매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수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동양생명은 운용자산 중 해외투자 비중이 27%를 차지하고 있고, 해외투자자산 중 달러자산이 90% 이상으로 환헤지 비용 상승에 대한 위험이 크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올 하반기에도 실적 부진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미 금리 역전 추세가 지속되면서 이차이익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저축성 보험을 중심으로 한 일시납 축소와 투자수익률 부진이 연중 지속될 것"이라며 "이는 체질 정상화를 위한 과정이나 연간 이익이 감소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임희연 연구원은 "올해 인위적인 운용자산 매각 계획이 없고, 하반기에도 보수적인 운용 전략을 유지할 계획인 만큼 실적 회복에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라며 올해 별도 기준 순이익 전망치를 1259억원에서 990억원으로 21.4% 하향 조정했다. 이는 전년 대비 46.3% 감소한 수치다.
다만 현재 주가 수준에서 추가적으로 큰 폭의 주가 조정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왔다.
임 연구원은 "주가는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0.52배 수준이고, 전날 시가총액(1조2100억원)보다도 많은 현금성 자산(1조23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향후 중국 정부의 해외 자산 매각이 진행되더라도 현재 주가 수준에서 할인(디스카운트) 받을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김수연 연구원은 "금리 상승으로 2분기 지급여력(RBC)비율이 하락했고,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6월 이사회에서 5억달러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결정했는데, 후순위채의 경우 신종자본증권보다 발행 금리가 낮지만 잔존만기 5년부터 매년 20%씩 자본인정비율이 축소된다"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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